정통사극의 부활 신호탄, '정도전'의 인기비결은?

[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칼이 아닌 붓으로 난세를 평정한 정도전의 일대기를 다룬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이 정통사극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탄한 시나리오와 명품 배우들이 가세한 '정도전'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사실에 입각한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정도전'의 강병택 감독을 비롯한 배우 조재현, 유동근, 박영규, 서인석, 임호, 안재모 등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KBS 드라마 세트장에서 드라마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정도전'은 전날인 9일 방송분이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 16.5%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에 대해 강병택 PD는 "'정도전'은 이전의 대하사극과는 전혀 다르다. 이전에 다루지 않았던 인물을 다룬다는 기획이 다른 사극과의 차별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퓨전 사극이 보기 좋고 재밌는 이야기가 더해지니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사극에 대한 본질을 잊어버리는데 그 것을 되살려보자는 포부에서 나온 것이 '정도전'이다"라며 "의외로 그 기획이 시청자에게 잘 다가간듯 하다. 물론 시청률면에서는 퓨전사극이 더 잘 나오지만 이번 '정도전'의 인기를 보면서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이 보고 싶었던 것이 따로 있었구나를 느꼈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도전'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했다.

극 중 타이틀롤인 정도전 역을 맡은 조재현은 "제작진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부담이 많이 됐던 드라마다. 드라마를 많이 해음에도 이번처럼 대본이 기다려지기는 처음이다"라며 "선배님들이 옆에서 열심히 연기를 하니 더욱 그런 것 같다"라며 화기애애한 촬영장에 대해 전했다.

이인임 역을 맡은 박영규는 "이인임은 내 인생에서 다시 만날 수 없는 역할이고,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역할이다. 그래서 시작했다"라며 "드라마를 하면서 정현민 작가를 만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매주 대본을 볼 때마다 '내가 걸리는 부분이 없을까'에 대한 염려와 흥분이 들었다"라며 자신의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서인석은 최근 퓨전사극의 범람에 대해 "사극이 픽션 위주로 가다 보면 선조들 비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재미 위주로 가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은 정통적인 철학과 인생관은 없다. 그런 면에서 KBS가 정통사극을 지향하고 끌어온 것은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라며 "'정도전'에는 인생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펼쳐나가는 세계가 있으니 젊은 배우들만 쫓아다니지 말고 여기 있는 중후한 배우들에 관심을 가져달라"라며 정통 사극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정도전'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시기에 새 왕조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정도전' 포스터와 '정도전'에 출연하는 이일화, 박영규, 유동근, 조재현, 이아현, 서인석, 임호(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제공]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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