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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영화 '오싹한 연애'를 통해 감독으로 입봉한 황인호 감독이 차기작을 들고 돌아왔다. 영화 '몬스터'는 '오싹한 연애' 만큼이나 독특하다. 스릴러와 코믹, 가족까지 더해진 '몬스터'는 스릴러라는 장르에 제한되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모를 의외성을 지니고 있다.
'몬스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태수와 그에게 하나뿐인 동생을 잃은 미친여자 복순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살인마 태수는 귀여운 연하남의 대명사 이민기가 맡았으며, 미친여자 복순은 영화 '은교' 단 한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고은이 맡았다.
표면적으로 보면 '몬스터'는 스토리보다는 태수와 복순 캐릭터에 맞춰진 영화로 볼 수 있다. 순백의 캐릭터 복순과 완벽한 블랙을 의미하는 태수가 만났을 때의 폭발을 보고 싶었던 황인호 감독의 의도였다. 그만큼 '몬스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강렬하다.
황인호 감독의 전작인 '오싹한 연애'만 보더라도 '몬스터'는 여타의 스릴러와는 다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본을 쓴 영화 '시실리 2km'도 마찬가지다. 호러와 코믹, 호러와 로맨스를 접목시킨 황인호 감독의 취향은 '몬스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싹한 연애'에 이어 또 황인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이민기는 "'오싹한 연애'는 어느 정도 타협했다면, '몬스터'는 황인호 감독님의 스타일이다"고 말할 정도다. 맞는 말이다.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외롭게 살아가는 태수처럼 '몬스터'는 철저하게 황인호 감독 스타일로 탄생했다.
망설임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 태수와 노점상을 운영하며 동생 바라기로 살아가는 순박한 복순이 대결은 지금까지 스릴러에서 만나기 힘든 조합이다. 동등한 대결이 아닌, 강한 자와 약한자의 대결은 누가봐도 약한자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좀처럼 마주하지 않는 태수와 복순의 관계에서 두 사람의 대결이 폭발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는 황인호 감독의 철저한 계산에서 비롯됐다. 마지막 결투에서 태수와 복순은 지금까지 쌓아온 감정을 한 번에 폭발 시킨다. 결국 태수와 복순의 대결은 마지막으로 충분한 것이다.
독특한 스릴러인 만큼(사실 황인호 감독은 '몬스터'를 스릴러라는 장르로 표현하지 않았다) 태수로 분한 이민기와 복순으로 분한 김고은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없던 무결점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이민기는 몸부터 정신까지 태수와 일치 시키며 준비를 했고, 어수룩하지만 지금까지 봤던 바보가 아닌 새로운 바보를 만든 김고은은 순수와 광기를 넘나들며 스크린을 압도했다.
수많은 작품에서 여리고 귀여운, 또는 평범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 이민기의 이미지와 '은교' 속 청순한 김고은은 '몬스터' 속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민기와 김고은의 캐스팅은 황인호 감독의 신의 한수였다.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파괴시킨 두 사람의 에너지는 스크린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실 태수와 복순이 마주하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다. '살인마vs미친여자, 한 놈만 살아남는다'라는 강렬한 카피를 보고 지금까지의 스릴러를 생각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태수와 복순이 쌓아 올라가는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태수와 복순의 마지막 대결은 오랜 시간에 걸쳐 찍었다. 4박 5일 동안 세트에서 촬영을 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만큼 영화 속에서 공을 들인 장면이기도 하다. 황인호 감독은 "배우들의 몸과 마음이 지칠 때를 기다렸다"고 설명할 만큼 두 캐릭터의 강렬한 마지막 폭발을 마주할 수 있다.
한편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태수와 그에게 하나뿐인 동생을 잃은 미친여자 복순의 대결을 그린 '몬스터'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오는 13일 개봉 예정이다.
[영화 '몬스터' 포스터, 스틸컷.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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