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마무리요? 잘 던지게 되면 꼭 해야죠."
한화 이글스의 '루키 파이어볼러' 최영환이 시범경기 맹활약으로 올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그는 17일 현재 시범경기 4경기에 등판, 4⅔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최영환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에 열린 연습경기에서도 5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3.60 7탈삼진 2볼넷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첫 실전 등판부터 150km 빠른 공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15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⅔이닝을 볼넷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그는 공 8개로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내는 위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영환은 "재미있다"며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된다. 평소에도 긴장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원래 예민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성격이다. 지난 일 생각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겠다는 마음으로 던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고 재학 시절 어깨를 다쳤다. 슬랩 병변이었다. 하지만 수술 없이 통증을 없앴다. 이제는 공을 던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그는 "어려서 일부러 수술을 안 했다"며 "고교 시절 재활이 부족해 대학교(동아대) 1학년 때 재활에만 몰두했고, 2학년 이후부터 실전에 나섰다. 대학 시절에도 이맘때쯤(3월) 구속이 150km 가까이 나왔다. 지금은 아픈 데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최영환은 다소 특이한 투구폼을 지녔다. 마치 포수가 송구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팔 스윙이 짧다. 이 또한 고교 시절 당한 어깨 부상에서 비롯된 폼이다. 최영환은 "고교 시절 다치면서 팔이 잘 안 나오다 보니 위에 올려놓는다는 생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며 "다들 포수처럼 던진다고 한다. 남들과는 다르게 던져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말했다.
가장 자신 있는 무기는 직구다. 최고 구속 150km 직구는 구위는 물론 볼 끝도 좋다는 평가다. 최영환은 "내 공 가운데 가장 자신 있다"며 "타이밍 뺏기 위해 변화구를 던지다 맞느니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지는 게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나 오승환 선배 등 직구가 좋은 투수들의 영상을 보고 배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 정영기 스카우트 팀장은 최영환을 지명한 뒤 "올 시즌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활약해줄 선수"라고 극찬했다. 최영환도 "오승환 선배처럼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되는 게 꿈이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팀 내에서 별명도 '승환이'란다. 마무리에 대한 욕심이 없을 리 없다.
"마무리는 잘 던지게 되면 꼭 하고 싶다. 내가 선발 체질이 아니니 중간과 마무리 가운데 택하라면 당연히 마무리다. 일단 멋있다. 위기 상황에서 경기를 끝낸다면 무척 짜릿할 것 같다."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다. 2군에 내려가지 않고 확실한 1군 선수로 자리 잡는 것. 최영환은 "되도록 2군에 내려가지 않고 쭉 1군에 붙어 있는 게 목표다"며 "안 다치고 꾸준히 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는 지난 15일까지 5경기에서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 2.72로 9개 구단 중 1위였다. 전날 LG전서 12점이나 내주며 3.98로 치솟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5경기에서 45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34점을 내준 것과 견줘 어마어마한 변화임은 틀림없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확실히 달라진 초반 분위기는 싫지 않은 눈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영환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기대는 각별하다.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는 "정리가 잘 돼 있는 투수다"며 "기존 선수단에 도움을 줄 선수다"고 평가했고, 신용균 불펜코치도 "150km 빠른 공이 강점이다. 중간과 필승조에서 역할을 해줄 선수다. 7회~8회를 막아주면 팀도 쉽게 갈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영환이 입단 첫해 한화 마운드에 든든한 힘을 보탤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한화 이글스 최영환.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마이데일리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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