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정원', 막장인데 막장은 아니라고?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막장이나 막장이 아니다.'

MBC 새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극본 박정란 연출 노도철) 제작진과 배우들이 입을 모아 한 이야기를 했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엄마의 정원' 제작발표회에서 노도철 PD는 "출생의 비밀, 재벌가의 사랑 등 전형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박정란 작가의 대본이 그런 것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젊고, 이것을 질척거리지 않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잘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가 추구한 밝고 경쾌하고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연출의 시너지가 이뤄진다면 막장 드라마로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엄마의 정원'은 여주인공인 서윤주가 자신이 아버지가 결혼 전 다른 여자에게서 낳은 딸이란 사실을 알게 된 후 친어머니를 찾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 되돌아보는 드라마다. '천 번의 입맞춤', '사랑해 울지마', '행복한 여자' 등의 박정란 작가가 집필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소울메이트' 등의 노도철 PD가 연출한다.

여주인공 서윤주를 연기하는 배우 정유미는 "대본을 받았는데 1회부터 출생의 비밀이 펼쳐지길래 놀라면서 봤다. 하지만 막장에 가까운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그 안에 인물들의 반응 방식은 굉장히 다르다. 담백하다. 젊은 사람들이 봤을 때에도 '아, 저럴 수 있겠다' 공감 갈 수 있을 만큼 캐릭터가 맑고 밝다. 막장과는 진짜 거리가 멀다"고 자신했다.

서윤주의 친어머니 정순정을 맡은 배우 고두심은 "박정란 작가가 워낙 따뜻하고 소박하면서 순박하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작품들을 봐도 막장에 편승해서 가는 분이 아니다"며 "박정란 작가의 이번 작품이 틀림없이 기존 드라마의 형태를 벗어난 드라마,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다르게 표현될 작품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그렇게 박정란 작가를 믿고 마음 먹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두심은 "임팩트가 강하거나 자극적이진 않다"며 "약간 지루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마지막에 가선 인내하고 본 게 후회하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주의 상대역이자 남주산업 차동수 사장의 둘째 아들 차기준을 연기하는 배우 최태준은 "자극적이거나 사건, 사고가 빠르게 터지는 데도 급하게 마무리 되는 경우가 없다. 막장이란 느낌이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사건, 사고가 터지는 데도 불구하고 대처하는 모습과 이유가 분명하고 순수하다. 시청자들이 보면서 반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물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하나, 둘씩 쌓일 것"이라며 담백하게 흐르는 극이 겹겹이 쌓여 커다란 감동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유미는 "드라마가 자극적인 부분이 꼭 필요한가 싶어요. 솔직히 힘들잖아요"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그러면서 "사는 게 너무 힘든데 그 안에 조그마한 구멍을 뚫어서 공기가 훅 들어오는 느낌처럼 우리 드라마는 힐링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전했다.

노도철 PD는 '엄마의 정원'이란 타이틀에 대해 "정원의 의미는 풀과 꽃이 있는 정원이 아니다. 정순정이 운영하는 하숙집이 있고, 방이 7칸 있다. 거기에 어떤 상처를 받아 힘든 여러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래서 서로서로 기대고 위로 받게 된다"며 "'엄마'란 구심점을 통해 서로 위안 받고 그곳에서 즐거움을 찾는 전반적인 장소로서의 '정원'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8시 55분 첫 방송.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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