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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기황후'의 악역 타나실리(백진희)와 바얀 후투그(임주은)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18일 밤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39회에서는 황후가 된 바얀 후투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바얀 후투그는 등장부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착하고 여린 황후라는 가면을 쓴 바얀 후투그는 태황후(김서형)는 물론 오매불망 기승냥(하지원) 만을 바라봤던 타환(지창욱)의 마음까지 비집고 들어갔다.
타환은 혼례 첫날밤 술에 만취한 채 바얀 후투그의 처소를 찾아 "바얀. 미안하오.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그대에게 미안한 일만 있을 것이오. 내 사과는 이게 마지막이오. 그대에게 할 이야기는 다 끝났소이다. 짐의 마음을 바라지 말란 소리오 황후"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바얀 후투그는 기분나빠하기는 커녕 "바얀이라고 신첩의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황후라는 소리도 하셨지오. 그것으로 족하옵니다. 폐하께서 원치 않으시면 더는 바라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하며 지고지순한 황후의 모습을 보였다. 이보다 더 착한 황후가 어디에 있을까 싶었다. 전날까지 자신의 마음을 바라지 말라며 그를 쏘아봤던 타환마저 잠에서 깬 뒤 한층 누그러진 눈빛으로 "이 곤덕전이 또 주인을 잘못 만난 것 같소 이 전 주인 타나실리는 너무 악독했고 그대는 심성이 너무 여리오"라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바얀 후투그의 연기였다. 기승냥 아들의 암죽에 독을 섞은 것도 그였다. 탈탈(진이한)에 따르면 새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토막을 내 새장에 넣어 놓는 인물이었고, 누구보다 투기심이 강하고 잔인한 사람이었다.
이런 바얀 후투그는 속과 겉이 다른 모습으로 단숨에 '기황후'내 밉상 캐릭터로 등극했다. 같은 악역이지만 타나실리와는 태생부터가 달랐다.
타나실리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타나실리를 연기한 백진희의 연기력과 사랑스러운 외모도 한 몫 했을 테지만 타나실리에게는 그가 악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반면 바얀 후투그는 태생부터가 악인이었다. 새 한 마리 정도는 거리낌 없이 토막 내 죽일 수 있는 잔인함은 기본, 아이의 죽에 독을 탄 후에 "조금 아주 조금 맛만 보여줬다"고 말하는 뻔뻔함까지 갖췄다.
타나실리와 바얀 후투그. 이 둘은 '기황후'를 이끌어가는 힘을 가진 캐릭터다. 하지만 한 명은 시청자들의 연민과 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반면 한 명은 그저 타고난 악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아직 바얀 후투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시간이 없었다. 단 2회 만에 드라마 속 최고 밉상 자리를 예약해 놓은 바얀 후투그가 매력적 악역이 되길, 등장만으로 채널을 돌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게 하길, 죽음으로 하차한 타나실리에 이어 '기황후'를 보는 재미를 더하는 캐릭터로 재탄생되길 바라본다.
['기황후'의 밉상 캐릭터로 등극한 바얀 후투그. 사진 = M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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