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오랜만에 매력을 어필했다.
두산 고영민은 20일 한화와의 잠실 시범경기서 7번 2루수로 선발출전했다. 그동안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18일~19일 창원 NC전서 총 4타석 기회를 얻었으나 자신의 기량을 송일수 감독에게 어필하기에는 모자랐다. 송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늘은 고영민, 장민석 등 백업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싶다”라고 했다.
송 감독은 사실상 올 시즌 밑그림을 완성한 상태다. 송 감독은 “나는 고정타순을 선호한다. 상대 투수에 따라 타순을 뒤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주전으로 낙점될 경우 어지간한 부진이 아니라면 금방 주전에서 밀려날 일은 없다는 것. 다시 말해서 백업 선수들의 경우 일단 송 감독의 눈 밖에 나면 주전도약이 쉽지 않다는 의미.
그러니 백업요원들은 시범경기서 최대한 매력을 송 감독에게 어필해야 한다. 한때 고제트라 불리며 공수주에서 두산 기동력 야구에 큰 힘을 불어넣었던 고영민도 이젠 주전에서 밀려났다. 2루에는 오재원이 버티고 있다. 두산 내야진이 워낙 두껍다 보니 내야수들은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도 겸비하지 못하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고영민 역시 절치부심했다. 송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난 고영민은 1-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 찬스에서 송창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2B에서 높은 볼이 들어오는 걸 놓치지 않고 라이너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짜리 쐐기 투런포. 두산은 고영민의 한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였던 송창현의 기를 죽이는 한 방이었다. 시범경기 첫 안타가 홈런이었다.
고영민은 수비에서도 예전의 넓은 범위가 살아있었다. 창의적인 주루능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7회 선두타자 장민석이 3루방면 번트안타로 출루했다. 고영민 역시 7구 접전 끝에 볼넷을 골랐다. 고영민은 후속 양의지 타석 볼카운트 3B1S에서 2루 도루를 감행해 성공했다. 포수 송구 실책이 나오자 그대로 3루까지 내달리는 기민한 주루를 선보였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보는 고영민의 재치 넘치는 플레이였다. 고영민은 이날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과거 고영민의 이런 매력은 두산의 특장점이었다. 그러나 현재 두산에는 현재 공수주를 두루 갖춘 선수가 즐비하다. 고영민으로선 당장 주전 도약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시즌은 길고 변수는 많다. 시범경기서 기회가 왔을 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면 정규시즌서 감독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고영민으로선 매우 의미있는 하루였다.
[고영민.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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