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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영애씨는 오늘도 상사인 팀장에게 생트집을 잡히고, 사장에게 구박을 받았다. 어제 영애씨와 키스를 했던 사장놈은 오늘 마치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영애씨를 무시한다. 영애씨의 사랑은 이번에도 실패일까?"
이 모든 것들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속 이영애(김현숙)의 반복된 일상이며,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부터 시즌12까지 반복된 이야기다.
새로움과 독특함을 강조하고 추구하는 사회와 방송계에서 이 같은 '막영애'의 이야기는 다소 먼 나라 같은 느낌을 준다. 반복된 갈등구조와 매번 고난에 빠지는 주인공 영애씨라니. 그럼에도 '막영애'는 어느덧 시즌13을 앞두고 있다. 막영애는 어째서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일까?
영화 '트루먼쇼'를 떠올려 보자. '트루먼쇼'의 주인공 트루먼은 평범한 일상을 산다. 남들처럼 직장에 나가 일을 하고,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또 그 속에서 연애를 한다. 그리고 그의 일상은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된다.
시청자들은 그의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에 빠져들었고, 그의 위험을 걱정하고, 그의 사랑을 응원한다. 그들은 왜 그런 것일까? 이유는 단 하나, 시청자들은 트루먼에 자신을 투영한 것이다.
'막영애'도 '트루먼쇼'와 같다. '영애씨가 나 대신 이 일 좀 해주면 안 돼?'라는 상사의 말을 선뜻 거절할 수 없는 영애씨, '뚱뚱하고 못생겨서 뽑았다'는 입사이유에도 차마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갈 수 없는 것이 영애씨이고 우리네 일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상사의 커피에 침을 뱉고, 겨드랑이 땀으로 티백을 적시는 그의 '막돼먹은'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열광한다.
여기에 한기웅(한기웅), 산호(김산호) 같은 잘생긴 남자들과 영애의 연애는 여성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킨다. '나와 같은' 영애의 연애는 '막돼먹은 영애씨'의 해피엔딩이자 모든 여성 시청자들의 바람이다.
시즌제가 어렵다는 한국에 벌써 13번째 시즌이다. 벌써 7년이 지났지만, 영애씨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제도 오늘도 달라진 게 없는 우리네 일상처럼 말이다. 13번째 막을 여는 영애씨의 이야기가 더욱 가치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김현숙, 라미란, 이승준, 한기웅(맨위부터).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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