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내 앞에서 어필하면 안 뽑아줘.”
삼성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 앞에서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류 감독은 21일 시범경기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앞으로 내 앞에서 어필하면 안 뽑아줘”라고 웃었다. 류 감독의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쉽게 말해서 타 팀 선수들이 자신 앞에서 잘한다고 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아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사령탑이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KBO 기술위원회와 논의해 선수선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몇몇 군 미필자 선수들이 삼성전서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는 말도 들린다. 향후 병역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있어서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병역 면제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군 미필자들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의지가 강하다. 대표팀에 들어가려면 결국 류 감독의 삼성전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는 게 필요하다. 아무래도 류 감독의 눈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 20일 경기서 넥센 김민성이 맹활약했다. 김민성은 언론 인터뷰에서 “류 감독에게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재미있는 소감을 밝혔는데, 류 감독이 이를 재치있게 응수한 것이다.
류 감독으로선 현실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올 시즌 삼성은 예년보다 전력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군 미필자들이 삼성전서 더욱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펼친다면 삼성으로선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류 감독 역시 아시안게임 전까지는 염연히 삼성 사령탑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들어갈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류 감독이 직접 좋은 활약을 펼치는 군 미필자를 보는 게 좋지만, 삼성 감독 입장에선 난감할 수 있다.
류 감독은 9개구단 주요 군 미필자 야수들을 정확하게 꼽았다. 그러나 투수들을 꼽으려고 하자 이내 “아이고, 머리 아프다 그건”이라며 취재진을 웃겼다. 이어 “내 앞에서 어필하면 안 뽑아줘”라며 다시 한번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