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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캐스팅의 중요성을 모르는 자가 어디있으랴. 하물며 드라마를 총괄하는 감독에게 대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작가와 배우이고.
7년간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영애씨 역의 김현숙과 그의 가족들, 그의 직장 상사 등 한정된 인물과 일하던 박준화 감독은 '식샤'라는 새로운 드라마를 위해 배우 캐스팅에 나섰다. 그리고 그는 "정말 손쉽게" 배우 이수경과 비스트 윤두준을 만났다. "내가 진짜 운이 좋다"는 박준화 감독에게 캐스팅 비화를 들었다.
"'응답하라 1994'가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케이블채널 드라마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또 케이블 제작 드라마가 완성도도 높다는 부분을 시청자들과 배우들이 인지하면서 캐스팅이 수월하게 이뤄졌다. 물론 대본이 좋았던 것이 컸겠지만."
#이수경(이수경)
이수경의 극 중 이름은 이수경이다. 그만큼 이수경의 캐스팅은 감독과 작가의 마음에 흡족한 결과라는 증거다. "나에겐 처음부터 호감이었다"는 박준화 감독은 이수경의 캐스팅에 100%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소울메이트'와 '국가가 부른다'를 재밌게 봤다. 이수경의 연기가 마음을 흔들었다고 해야 하나. 뚱뚱했던 과거에서 열심히 살을 뺐다는 이야기도 호감이 갔다. 대본이 좋아서 였는지 그 쪽에서 물어본 것은 '카메라는 뭘 쓰시나요'가 전부였다. 내가 '막돼머근 영애씨' 감독이라서 그게 걱정이 됐나 보더라. 하하. 이수경은 만나 보니 더 괜찮은 사람이다. 무엇보다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맛집을 모르는 데가 없을 정도다. 처음에 만나서 드라마 이야기보다 맛집 이야기로 시간을 다 보냈을 정도다."
#윤두준(구대영)
"누나 진짜 최악이다. 그냥 미안하다고 한 마디만 하면 되잖아"
윤두준의 연기가 빛을 발한, 연기하는 아이돌의 편견을 깬 명장면 속 대사다. 아련함과 원망, 배신감이 뒤섞인 눈빛에 저 대사를 읊는 윤두준의 모습에 박준화 감독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윤두준은 정말 똑똑한 친구다. 하나를 알려주면 바로 이해하고 실행한다. 준비도 정말 많이 한다.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장면의 연결을 생각하고, 어떻게 리액션을 해야 하는지 미리 고민해온다. 윤두준의 전작들을 보면 윤두준만의 매력을 알 수 있다. 구대영은 윤두준이고, 윤두준이 구대영이었다."
#윤소희(윤진이)
'식샤'는 신인 윤소희를 대중에게 선보인 첫 작품이기도 하다. 치열한 오디션을 수없이 거치고도 캐스팅을 놓고 마지막까지 박준화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했던 것이 바로 윤소희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소희가 완전 신인이었으니까. 표정과 동선, 대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초반에는 많이 굳어있더라. 그래도 대사하나 만큼은 토씨 하나 안 틀릴 정도로 연습을 많이 하고 오더니 나중에는 동선이나 리액션도 구체적으로 머릿 속에 그려왔다. 결국 촬영 후반에는 '얘가 이런 표정을 지을 줄 알았나?'라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 특히 극 후반 필독이가 소희에게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충격을 받는 장면은 소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눈에 띄게 연기가 는 친구다. 사실 윤소희가 '박준화 아카데미' 수석 졸업생이다. 하하"
'식샤'를 평범한 드라마로 평가할 수 없는 데에는 김학문(심형탁) 변호사 사무소 3명의 배우를 꼽을 수 있다. 김학문 역의 심형탁, 오도연 역의 이도연, 최규식 역의 장원영. 이들이 있었기에 '식샤'는 '식샤'다울 수 있었다.
#심형탁(김학문)
"심형탁의 연기력이야 이미 널리 알려지지 않았나. 첫 미팅때도 굳이 대본을 읽으라고 하지도 않았다. 나는 이미 심형탁을 마음속으로 결정해둔 상태였으니까. 그만큼 믿음이 컸다. 그런데 이 배우는 표정, 흐름, 분위기에 맞는 리액션을 할 줄 알더라. 그래서 나중에는 대사 뿐 아니라 리액션까지 고민해오는데 '내가 정말 잘 골랐구나' 싶었다."
#장원영(최규식)
"가장 먼저 캐스팅 된 인물은 장원영 씨다. 장원영씨는 연기를 맛깔스럽게 잘한다. 기대에 부풀어 첫 만남을 가졌는데 보자마자 성격이 정말 괜찮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식샤'에 나오는 사무부장이랑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말도 조근조근 조용하게 한다. '이 사람만큼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 있을까'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런 사람이 '식샤'에서 그런 능청스러운 연기를 하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배우다."
#이도연(오도연)
"극 중 오 변호사는 자신을 많이 꾸미면서도 약간 인물이 떨어지게 나오는데 사실 실제 이도연을 보고 약간 실망했다. 생각보다 예뻤다. 오 변호사는 캐릭터 성격상 조금 못 생겨야 했는데 실물이 예뻤다. 실제로 보면 예쁘다. 화면이 정말 안 받는편이다. 그럼에도 이도연 씨가 연기를 정말 잘해서 현장에서 바로 오케이했다."
박준화 감독의 휴대전화는 인터뷰 내내 울렸다. '식샤' 배우들과 감독이 함께 모인 채팅방의 알람 때문이었다. "감독님, 보고 싶어요"부터 "오늘 하루도 화이팅"이라는 응원의 메시지까지 배우들과 박 감독의 대화에는 애정이 듬뿍 들어있었다.
"드라마가 잘 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실 잘 됐어야 했다. 이렇게 좋은 배우들 데려다 놓고 드라마가 잘 안 됐으면 얼마나 미안한 일이냐. 이렇게 착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정말 힘든 일인데, 어떻게 착하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이래서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식샤를 합시다' 이수경, 윤두준, 윤소희, 장원영, 심형탁, 이도연(맨위부터). 사진 = CJ E&M 제공]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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