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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류현진이 2014시즌 첫 등판서 첫승 요건을 갖췄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두번째 시즌 첫 등판은 의미가 있다. 시범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평소보다 1주일 빠른 실전등판은 애당초 큰 걱정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가 열린 장소가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였다. 장소가 미국이 아닌 호주였다는 걸 짚어봐야 한다.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는 크리켓 전용경기장이다. 세미 프로리그가 있지만, 호주는 야구가 성행한 국가가 아니다. 메이저리그가 호주에서 올 시즌 개막전을 치른 건 야구의 세계화라는 그들의 목표에 부합하는 장소 중 하나가 호주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호주 야구협회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장소로 선택한 곳이 크리켓 그라운드다. 이곳에선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야구가 치러졌다. 당시에도 야구장으로 개조해 올림픽을 치렀다.
크리켓 경기장이 야구장으로 개조되는 바람에 확실히 특수성은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흙 200톤을 가져왔으나 크리켓 그라운드 흙이 보통 야구장의 그것과는 달랐다. 내야 땅볼이 나오면 타구가 빠르게 굴렀다. 내야수로선 평소보다 기민한 대처가 필요했다. 또한, 바람이 외야에서 내야로 강하게 불었다.
이런 변수는 22일 공식 개막전에 이어 이날도 드러났다. 류현진은 1회 2사에서 골드슈미트에게 우전 땅볼안타를 맞았다. 바운드 없이 구른 타구는 빠르게 외야로 굴렀다. LA 다저스 1루수 아드레안 곤잘레스가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 류현진이 3회 2사 풀카운트서 애런 힐에게 내준 좌익수 플라이도 맞는 순간에는 담장을 넘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쾌하게 뻗어나갔다.
결국 기본적으로는 타자친화적인 구장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크리켓 그라운드의 특성을 잘 활용했다. 굳이 무리하게 맞춰 잡는 피칭을 할 필요는 없었다. 땅볼 유도가 반드시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 대신 류현진은 간혹 높은 유인구를 구사했다. 내야 플라이 등 힘 없는 플라이를 유도하기 위한 피칭이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낮은 제구에는 신경을 썼다.
류현진은 결과적으로 크리켓 그라운드의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적지 않은 플라이를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또한, 이날 4회 수비를 비롯해 다저스 야수진의 수비가 전반적으로 깔끔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끝내 무실점으로 첫 등판을 마친 것도 역시 류현진이라 할 만하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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