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돌직구가 가니 뱀직구가 온다.
삼성과 임창용의 재결합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임창용과 시카고 컵스가 합의 하에 25일(한극시각) 임창용을 방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컵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던 임창용은 시범경기 4차례 등판서 평균자책점 4.50으로 눈에 띄지 못했다. 결국 컵스는 임창용을 마이너리그로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마이너리그서 고생했던 임창용으로선 3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더 이상 기약 없는 고생을 하기 싫었다. 언론들을 통해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결국 자유의 몸이 됐다.
현재 임창용의 신분은 자유계약선수다. 전 세계 어느 구단도 임창용과 계약할 수 있다. 그러나 각국 정규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국내 보유권을 갖고 있는 삼성 컴백이 유일한 선택지다. 임창용은 지난 2007시즌 이후 삼성과의 FA 2년 계약이 끝나자 일본 야쿠르트와 계약했다. 국내야구 규정상 FA 자격을 얻은 이후 4년이 지나야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결국 임창용은 삼성에서 임의탈퇴 신분으로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었다. 임창용이 국내로 돌아오면 행선지는 삼성뿐이다. 삼성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과 임창용 측의 접촉은 시작됐다.
▲ 돌직구 가니 뱀직구 오네
올 시즌 판도를 예측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삼성을 우승 유력후보군으로 분류하긴 했지만, 예전처럼 확실한 우승후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삼성의 전력 하락 요소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실제로 지난 시즌 이후 마무리 오승환이 일본 한신으로 진출했고, 톱타자 배영섭은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시작했다. 조동찬, 권오준, 신용운 등 부상자도 속출했다.
역시 오승환 공백이 가장 컸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시리즈부터 안지만을 꾸준히 마무리로 등판시켰다. 대신 기존 심창민을 비롯해 중간계투 필승조를 다시 짜는 과정에 돌입했다. 누군가 커주길 바랐다. 그러나 류 감독이 바라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 속도는 더뎠다. 결국 임창용이 돌아오면 불펜이 강화된다. 안지만이 셋업맨으로 돌 수 있어 불펜이 한층 강화된다.
삼성 관계자는 “임창용이 시범경기서 등판하는 모습을 봤는데 더 이상 몸 상태를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국내 대부분 야구인들도 임창용이 국내에서 착실하게 시즌을 보낼 경우 마무리 투수로 30세이브 이상 따낼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임창용이 삼성과 재결합하는 건 삼성 전력이 수직 상승하는 걸 의미한다. 여전히 리그 최강인 타선의 힘과 임창용의 소방능력이 결합할 경우 예년처럼 확실한 우승후보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국내 마무리 판도 재편
임창용은 국내에서 통산 168세이브를 쌓은 투수다. 선발투수와 마무리 모두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투수다. 그가 2007년 이후 7년만에 세이브를 따낸다면 오승환(한신)이 갖고 있는 한국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277세이브)를 조금씩 따라잡게 된다. 임창용의 나이가 적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오승환의 통산 기록을 넘어서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몸 관리를 성실하게 한 터라 선수생활을 몇 년 더 지속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임창용의 컴백은 곧 오승환이 갖고 있는 세이브 기록이 꿈틀거릴 수 있다는 의미다. 비공식적으로 임창용과 오승환의 한일 통산 세이브 기록 전쟁도 흥미로울 듯하다. 임창용의 한일 통산 세이브는 296개다.
당장은, 국내 마무리 판도가 재편될 수 있다. 오승환의 일본 진출 이후 국내 마무리 투수 판도는 오리무중이었다. 불펜의 수준이 전빈적으로 하향평준화 된 상황에서 검증된 마무리를 갖고 있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는 컸다. 때문에 올 시즌의 경우 손승락을 보유한 넥센, 봉중근을 보유한 LG 등이 장기레이스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임창용의 가세로 국내 최고 마무리투수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한층 흥미로워졌다.
임창용이 국내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7년엔 구위가 썩 좋지 않았다. 팔꿈치 수술 이후 2006시즌 마지막 경기서 복귀했으나 실질적인 복귀 시즌이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부진했고, 결국 야쿠르트서 강력한 동기부여와 함께 구위가 대폭발했다. 임창용은 2012년에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복귀 첫 시즌을 보냈다. 야쿠르트 시절만큼의 구위는 아니었으나 이젠 몸 상태는 100%로 돌아왔다. 삼성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경우 그의 구위는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7년만에 삼성으로 컴백하는 임창용이 국내 마무리 지형도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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