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SK 단기전 필승공식이다.
SK 주희정의 주가가 포스트시즌 들어 급상승하고 있다. 주희정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 SK도 함께 웃었다. 주희정은 25일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3점슛 5개 포함 16점으로 맹활약했다. 16점 중 10점이 승부처였던 4쿼터에 집중됐다. 그는 백전노장답게 플레이 효율성이 매우 좋다. SK는 주희정을 앞세워 4강 플레이오프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의 4강 플레이오프는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SK가 1차전서 패배한 이후 4강 플레이오프 주도권을 모비스가 확실하게 움켜쥐었다는 말이 나왔다. 모비스의 1차전은 완벽했다. 김선형과 헤인즈의 2대2공격을 준비된 함정수비로 완벽하게 제어했고, SK의 풀코트 프레스 역시 약속된 움직임으로 쉽게 뚫어냈다. SK가 박승리를 투입해 양동근 봉쇄를 강화하자 오히려 상대 가드진의 열세에 착안해 강력한 지역방어를 구사하기도 했다. 그만큼 모비스가 SK의 모든 걸 읽고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 모비스에도 부담스러운 주희정 카드
그런데 SK에는 백전노장 주희정이 있었다. 주희정 카드의 진가는 이미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서 검증된 부분이다. 오리온스는 가드진이 약했다. 문경은 감독이 주희정을 1번 포인트가드로 쓰면서 김선형을 2번 슈팅가드로 돌리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물론 주희정은 나이가 많아 예전처럼 체력이 좋지 않다. 오래 쓸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오리온스가 김강선을 내세워 SK 가드진을 강하게 수비하자 주희정 효과가 반감한 건 맞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수비집중력은 3차전에만 국한됐다.
정상적인 공격과 수비를 주고 받는다고 가정하면, 주희정 효과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높다. 주희정의 경기조율능력은 여전히 국내 톱클래스다. 반면 모비스 양동근은 경기 흐름을 잃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운영능력보단 공격력과 수비력이 좋은 편이다. 이런 점에서 주희정이 출전시간 관리만 받는다면 유리한 측면이 있다. 문 감독은 1차전서 모비스의 지역방어에 고전하자 2차전서 주희정 출전 시간을 늘렸다. 모비스는 2차전서 주희정에게 강력한 수비를 하지 못했다.
결국 주희정의 공헌도가 높았다. SK는 후반 초반 양동근이 맹활약하자 흐름을 빼앗겼다. 그러나 침착했던 주희정은 착실하게 동료들의 득점을 도우면서 기회를 엿봤다. 결국 이는 4쿼터 재역전의 발판이 됐다. 주희정은 김선형 없이 홀로 모비스 가드진을 상대했다. 변기훈의 3점포를 어시스트했고, 본인이 직접 3점슛 2방을 연이어 터트려 흐름을 주도했다. 모비스는 주희정을 봉쇄하는 방법을 안다. 그러나 막상 코트에서 주희정보다 노련한 대처능력을 선보이는 선수가 없다. 때문에 주희정의 순간적인 재치와 노련미를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
▲ 주희정 카드의 양면성
사실 SK의 주희정 카드는 양면성이 있다. SK 가드진은 결국 김선형과 변기훈이 주축이다. 두 사람은 경기운영능력은 떨어진다. 김선형은 속공과 돌파, 변기훈은 외곽슛이라는 확실한 특장점이 있다. 게임운영이 돋보이는 주희정은 김선형과 변기훈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자다. 대신 김선형과 변기훈만큼 오래 뛸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문 감독은 절묘한 출전시간 배합과 멤버 조합으로 주희정의 강점만을 뽑아낼 줄 안다. 이는 모비스에도 확실히 부담스럽다는 게 2차전을 통해서 드러났다.
문제는 모비스가 주희정을 봉쇄할 수 있느냐다.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어 모비스는 김선형을 봉쇄하기 위해 왼쪽만을 열어준다. 오른쪽 돌파를 선호하는 김선형의 돌파 위력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근본적으로는 김선형의 드리블 리듬을 끊어야 헤인즈와의 2대2 공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희정 역시 마찬가지다. 유재학 감독이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세밀한 봉쇄법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도 주희정이 40분 내내 뛸 수 없다는 확실한 약점이 있다. 몇 명의 가드를 집중적으로 붙이면 주희정 자체의 위력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다. 다만, 이럴 경우 김선형의 위력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한 도움수비 타이밍과 위치조정이 필요하다. 모비스로선 주희정 변수 외엔 제어하지 못할 변수가 없다. 이미 SK의 모든 전력을 파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SK 역시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다. 문 감독은 코트니 심스를 투입해 높이 우세를 극대화하는 전술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가드진이 모비스의 수비에 막히면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다양한 선수 조합과 적절한 타이밍을 찾고 있다. 특히 주희정 카드의 위력과 결합한다면 상황은 어찌될지 알 수 없다. 이런 점은 충분히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1차전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모비스로선 예상치 못한 주희정 카드에 한 경기를 내줬다. 결국 유재학 감독의 대응책이 3차전 관전포인트다.
[주희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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