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유리할까.
두산과 LG의 29일 잠실구장 개막전.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LG 김선우와 두산 타선의 만남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24일 미디어데이서 김선우를 과감하게 개막전 선발로 발표했다. 상대팀 두산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 김선우는 2009년 이후 5년만에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데, 공교롭게도 상대가 친정팀 두산이다. 두산은 지난해 가을 김선우를 방출했다. 김선우와 두산 타선. 서로 너무나도 잘 안다.
▲ 아는 것과 상대해보지 않은 것의 차이
김선우와 두산 타선은 서로의 특성을 잘 안다. 김선우는 2008년부터 6년간 두산에 몸 담았다. 두산 야수들과 호흡을 맞췄고, 두산 야수들의 타격을 가까이서 많이 지켜봤다. 두산 야수들 역시 그라운드에서 김선우의 투구를 많이 지켜봤다. 서로 이론적인 특성과 공략 방법을 매우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김선우와 두산 타선 모두 자신감이 있다.
그런데 김선우와 두산 타선은 실제 경기서 서로 상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물론 김선우가 두산에 몸 담고 있을 때 자체 청백전 등 연습경기서 상대한 경험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식경기와는 엄연히 다르다. 김선우가 100% 힘으로 공을 던졌을 리도 없고, 타자들 역시 김선우 자체를 의식하진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김선우와 두산 타선 모두 서로에 대해 잘 알면서도 낯선 측면이 있다. 누가 준비를 더 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김선우의 컨디션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고서는 개막전 선발로 낙점될 이유가 없다. 두산 타선 역시 시범경기서 좋은 타격을 하면서 9개구단 최고의 화력을 뽐냈다. 지난 26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서도 9점을 뽑아내면서 개막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갈 기세다.
▲ 김기태의 묘수와 두산의 차분한 준비
그렇다면 김기태 감독은 왜 김선우를 선발 카드로 내세웠을까. 단순히 현재 선발투수 중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아서는 아닐 것이다. 일단 LG 선발진 사정이 썩 좋은 건 아니다. LG는 레다메스 리즈의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일단 코리 리오단 류제국 우규민 김선우 신정락 등으로 선발진을 꾸려야 할 상황. 확실한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김 감독은 김선우의 관록을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김선우가 친정팀을 맞이해 투지와 승부욕을 발휘할 것이란 계산도 들어있다. 또한, 김선우와 두산 타선이 잘 알지만 실제로 정식 경기서 상대하는 건 처음이다. 양쪽의 컨디션이 모두 좋다고 가정할 때, 아무래도 첫 만남에선 투수가 타자보다 유리한 법이다.
그러나 두산 역시 김선우 공략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 송일수 감독은 미디어데이서 김 감독의 발표를 듣고 깜짝 놀랐지만, “김선우가 선발로 나오는 만큼 꼭 이기고 싶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또한, 송 감독은 경찰청과의 연습경기 당시 경찰청에 직접 우완투수를 많이 내보내달라고 했다. 김선우를 대비한 것. 두산 타선은 그날 우완 투수들을 충분히 상대하며 감각을 유지했다.
두산과 LG는 전통적으로 개막전서 자주 맞붙었다. 잠실 라이벌이니 사연도 많다. 하지만, 이번 개막전에 쏠리는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선우와 두산 타선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올 시즌 잠실 라이벌 맞대결의 향방은 물론 시즌 초반 기세도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LG가 굉장히 큰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김선우(위), 두산 타선(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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