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월요야구가 현실화된다.
올 시즌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월요야구다.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야구선수들에게 1주일에 하루 주어지는 휴식일이 월요일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월요일에 야구하는 모습을 자주 볼 것 같다. 주말 3연전 중 1경기라도 취소될 경우 그 경기를 월요일에 치르기 때문이다. 월요야구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때문이다. 올 시즌 국내야구는 아시안게임으로 시즌 막판 중단이 불가피하다. KBO는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잔여경기 일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월요야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월요야구가 당장 31일부터 치러질 가능성이 생겼다. 기상청이 발표한 일기예보에 따르면 29일 전국에 비가 내린다. 강수량은 많지 않지만, 확률이 최소 6~70%에서 90%다. 상황에 따라서 개막전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럴 경우 시즌 개막과 동시에 8연전을 소화해야 하는 팀이 생긴다.
▲ 현장은 한숨, 팬들은 환호?
한 야구관계자는 “사실 선수들이나 감독 입장에선 월요일에 야구를 하고 싶겠나”라고 했다. 몇 년 전에도 주말 3연전 중 1경기가 비로 취소되면 월요일에 야구를 치렀으나 현장의 반대로 오래가지 못한 채 백지화된 바 있다. 국내야구 선수들에게 월요일은 ‘1주일 중 유일하게 쉬는 날’로 굳어져있다. 당연히 선수 입장에선 휴식일을 빼앗기는 느낌이다. 구단도 탐탁지 않다. 아무래도 주말보다 월요일에 관중동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이런 루틴이 깨진다. KBO는 아시안게임이 시작하는 9월 19일 직전까지 정규시즌을 모두 소화한 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포스트시즌 일정에 들어가는 게 1차적인 목표다. 사실 7~8월에 비가 많이 내리는 국내 환경상 쉽지 않다. 결국 우천취소 경기를 추후 편성으로 미룰수록 시즌 전체일정은 길어진다. 이미 야구계에선 ‘11월 한국시리즈’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다. 부산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가졌던 2002년에도 국내야구는 11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결국 9개구단도 월요야구를 받아들였다. 장기적으로는 월요일에 야구를 해야 시즌을 원활하게 치를 수 있다. 그게 선수단 입장에서도 결국 좋기 때문에 받아들인 것이다. 팬들 입장에서도 월요야구가 반갑다. 야구가 열리지 않던 월요일에도 야구를 볼 수 있으니 반가운 것이다. 팬들은 굳이 야구장을 찾지 않더라도 월요일에 야구가 TV를 통해 중계되면 보너스를 얻은 기분일 것이다.
▲ 주말 3연전 우천취소는 신중하게?
이 야구관계자는 최근 “올 시즌에는 주말 3연전 취소가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그동안 국내야구의 아쉬운 점 하나는 비가 조금이라도 내릴 경우 우천 취소 결정을 쉽게 내렸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엔 경기감독관과 심판들이 우천취소를 최대한 자제한다. 모두가 불편하더라도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최대한 강행한다.
올 시즌의 경우 경기감독관과 심판들의 판단이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장에서 월요야구를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주말 3연전의 경우 비가 오더라도 되도록 소화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한편으로 팬 서비스 차원에서 이런 흐름 변화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취소는 가장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우리나라가 제일 편하게 한다. 걸핏하면 취소하고, 더블헤더도 없다. 야구는 비가 와도 단 1명의 관중이라도 입장하면 해야 한다”라고 여러 차례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 불가피한 장기연전, 선발진 관리 중요성
월요야구는 결국 1주일에 하루인 휴식일을 반납한다는 의미다. 장기연전이 불가피해진다. 시즌 중 금요일 경기가 우천 취소된다고 가정해보자. 토~월, 화~목, 금~일까지 무려 9연전을 치러야 한다. 야구는 매일 치러지는 게임이다. 그러나 9연전은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비가 자주 내리는 7~8월에 9연전 스케줄에 걸리는 팀이 속속 드러날 전망이다.
선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당연히 백업 멤버가 풍부한 팀이 유리하다. 부상자가 많은 팀은 그만큼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선발투수가 넉넉하게 준비된 팀이 유리하다. 9연전을 치를 경우 로테이션상 기존 5선발 외의 임시 선발투수가 선발로 나서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마운드가 강한 팀이 유리하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1군 엔트리의 탄력적인 조정 및 관리도 필요하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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