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KIA가 외국인타자 브렛 필을 쓰지 않고도 개막전서 승리했다.
지난해 8위를 차지한 KIA의 고민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역시 가장 불안한 파트는 마무리였다. 선동열 감독은 2년 연속 외국인 마무리를 쓰기로 했다. 하이로 어센시오를 영입했다. 물론 공격력 보강도 절실했다. 외국인타자 브렛 필을 데려왔다. 윤석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요원 데니스 홀튼도 데려왔다.
KIA 전력 현실상 3명의 외국인선수가 반드시 제 몫을 해줘야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 3명의 외국인선수를 쓸 수 있다고 해도 실제 경기서는 2명만 출전할 수 있다. KIA를 제외한 8개구단은 외국인투수를 모두 선발로 영입했다. 로테이션에 맞춰서 돌리면 되기 때문에 외국인타자까지 3명 이상 한꺼번에 출전시키지 않고도 시즌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런데 KIA의 경우 홀튼이 선발로 던지는 날 외국인타자 브렛 필을 투입할 경우 세이브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어센시오를 쓸 수 없다. 선 감독은 홀튼이 선발로 나오는 날 필을 빼기로 했다. “2선발이니 이길 확률이 높다”라는 게 선 감독의 판단이다. 기본적으로 홀튼의 구위를 믿기 때문에 세이브 상황이 찾아온다는 것. 물론 홀튼을 넣고도 1~2점 차로 뒤질 땐 경기 막판 필을 대타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 감독은 홀튼이 나오는 날 어센시오의 기용 타이밍을 잡겠다는 게 기본 목표다. 마침 29일 삼성과의 개막전이 그날이었다. 선 감독은 주전 4번 1루수 필을 빼고 나지완을 4번 지명타자로, 김주형을 6번 1루수로 선발출전 시켰다. 홀튼은 6이닝 1실점하며 선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2-1 리드. 선 감독은 7회 서재응을 투입했다. 서재응은 올 시즌 셋업맨으로 뛰는 게 확정됐다. 팀 중간계투가 부실한 사정 때문. 서재응은 7회 삼성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를 좌익수 플라이, 대타 우동균을 삼진, 김상수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8회에는 왼손 박경태가 투입됐다. 삼성 상위타순에 포진한 왼손타자를 잡기 위한 것. 삼성은 오른손 대타 김태완을 투입했다. 그러나 박경태는 김태완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박한이와 채태인마저 범타로 처리했다.
9회 1점 리드. 선 감독은 마침내 어센시오 카드를 꺼냈다. 필을 결장시킨 이유. 필은 삼성 중심타선 최형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들을 잘 처리하면서 1점 리드를 지켰다. 개막전서 세이브를 따냈다. KIA의 전략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나머지 8개구단이 모두 기용하는 외국인타자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건 어떻게 보면 KIA 입장에선 초강수다. 그러나 홀튼을 믿었고, 어센시오를 밀어붙였다. 어센시오는 시범경기서 오락가락한 피칭을 했으나 개막전서 좋은 피칭을 하며 선 감독에게 믿음을 샀다. KIA로선 의미있는 개막전 승리였다.
[어센시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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