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다승보단 이닝이죠.”
KIA 양현종에게 2013년은 아쉬운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완벽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전의 날카로운 구위를 회복했고, 구종 다변화 후유증도 확실하게 극복한 모습. 하지만, 5~6월 이후 선발로테이션은 물론이고 1군에서도 제외됐다. 옆구리 통증 때문이었다. 시즌 중반 복귀했으나 좋은 투구 밸런스를 완벽하게 잃어버렸다.
2014년. 양현종이 진정한 부활을 선언했다. 스프링캠프서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범경기서 매우 좋았다. 3경기서 14이닝 10탈삼진 평균자책점 0.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안타를 단 3개만 내줬다. 양현종은 선동열 감독의 믿음도 얻었다. 미국으로 떠난 토종 에이스 윤석민의 몫을 메우라는 미션도 받았다. 양현종은 내달 1일 NC와의 홈 개막전이자 KIA챔피언스필드 공식 개장경기 선발투수 중책을 맡았다.
▲ 개막전 승리, 기념비를 부탁해
양현종은 2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홈 개막전 선발투수로 내정돼 영광이다. 새로운 구장의 첫 선발투수 아닌가. 승리하면 구단에 기념비를 세워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 기록이 평생 남을 것 이다”라고 웃었다. 또한, 양현종은 홈 개막전 호투를 확신했다. 그는 “홀튼이 개막전 선발로 나가고 진우 형이 부상이라 내가 홈 개막전에 나갈 것 같은 느낌은 있었다. 개막전서 반드시 첫 승을 해야 한다. (윤)석민이 형과 통화하면서도 이런 얘기를 했다”라고 털어놨다.
양현종은 시범경기 호투로 높아진 주위의 기대가 살짝 부담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이젠 아프지 않다. 부상 부위를 재활하고 보강운동을 했다. 그만큼 시즌 준비를 잘 했다. 그런데 내가 봐도 시범경기서 너무 잘 던져서 부담감이 생겼다”라고 웃었다. 이어 “시즌 첫 등판은 언제나 설렌다. 그 전에 고생한 대가를 받아야겠다. 올 시즌을 잘 치르겠다”라고 다짐했다.
▲ 좌완투수들의 부활? 우완투수들도 만만찮다
올 시즌은 왼손투수들의 부활이 기대되는 시즌이다. 양현종을 비롯해 어깨 부상을 털어낸 김광현(SK), 군 복무를 마친 장원준(롯데) 등이 맹활약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양현종은 “왼손투수들이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는 걸 안다. 기대에 보답을 해야 한다”라면서도 “오른손 투수들도 만만찮다. 국내에 좋은 토종 오른손투수들이 정말 많다. 다들 잘 해줄 것이다”라고 경계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양현종은 팀 동료이자 선배 송은범의 부활을 확신했다. 그는 “은범이 형이 정말 열심히 하셨다. SK 시절부터 큰 경기 경험이 많았다. 베테랑이라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지를 잘 안다”라고 응원했다. 이어 “송승준 류제국 형도 있고 삼성에도 좋은 오른손투수가 많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팀 성적을 떠나서 선발투수들이 좋은 시즌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다승보다는 이닝
양현종은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예전에는 승리와 평균자책점에 집착했다. 이젠 아니다. 선발투수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상당히 바람직한 마인드다. 올 시즌은 타고투저가 예상된다. 마운드 출혈이 클 전망이다. 선발투수의 높은 책임감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양현종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밑바탕을 다졌다. 양현종은 2010년 16승을 따냈던 당시 169⅓이닝을 소화했다. 개인 커리어 최다였다.
그는 “그때보다는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최소한 150이닝은 던져야 한다. 그러면 승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내 자신보다는 팀을 생각해야 한다. 내가 이닝을 많이 소화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 책임감을 키우고 싶다. 이닝을 많이 소화하면 스스로 뿌듯함을 느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시즌 첫 등판을 기다리는 양현종. 일단 출발은 좋다. 부상을 털어내니 자세와 마인드도 달라졌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