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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알링턴 강산 기자] 초반부터 버텨야만 산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30일(이하 한국시각) 개막전에 나설 선수단 25명 명단을 공개했다. 그런데 낯선 이름이 많이 보인다. 다르빗슈 유와 데릭 홀랜드는 물론 맷 해리슨, 지오바니 소토, 주릭슨 프라파도 빠졌다. 부상 때문이다. 특히 다르빗슈와 홀랜드, 해리슨까지 주력 선발투수 3명이 빠진 건 초반 레이스 운영에 엄청난 악재다.
텍사스가 발표한 개막전 엔트리 25명 가운데 선발투수는 태너 셰퍼스와 로비 로스 주니어, 그리고 마틴 페레즈와 조 선더스다. 다르빗슈는 시범경기 기간에 목 통증을 호소해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내달 중순은 돼야 복귀할 수 있다. 자택에서 애완견과 놀아주다 무릎을 다친 홀랜드도 빨라야 5월 중순에나 돌아올 전망. 허리 통증을 호소한 해리슨도 마찬가지다. 최소 초반 10경기는 이들의 공백을 피할 수 없다.
페레즈와 선더스는 지난해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선발로 검증을 마쳤으나 셰퍼스와 로스는 아니다. 둘은 지난해 계투진에 큰 힘을 보탰다. 셰퍼스는 지난해 76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6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8, 로스 또한 지난해 65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제 몫을 다했는데 올해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셰퍼스는 시범경기 4경기 중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07로 선방했고, 로스도 시범경기 6경기 중 선발로 나선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23으로 잘 던졌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하지만 빅리그 최정상급 좌완 클리프 리와 맞붙는 셰퍼스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것이 이날 등판이 셰퍼스의 빅리그 첫 선발 등판이다.
이후에는 페레즈와 로스가 필라델피아와의 개막 2, 3차전에 차례로 등판하며 4일부터 시작되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는 선더스가 나선다.
다음날인 5일에는 빅리그 경험이 전무한 닉 마르티네스가 나설 예정이다. 마르티네스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서 27경기(25 선발)에 등판, 12승 7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잘 던졌다. 올해 스프링캠프 3경기에 모두 구원으로 나서 평균자책점 1.23으로 잘 막았으나 아직 검증된 카드라고 보긴 어렵다. 다르빗슈-홀랜드-해리슨이 포함된 선발로테이션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상당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주전 2루수 후보였던 프로파까지 어깨 부상으로 최소 10주 이상 결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지 인터뷰에서 "도니 머피와 조시 윌슨 중 누구를 선발 2루수로 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밝힌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의 말에서 고민이 묻어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타선에는 큰 공백이 없다는 것. '추추 트레인' 추신수와 엘비스 앤드러스, 프린스 필더, 아드리안 벨트레, 레오니스 마틴, 알렉스 리오스 등 강타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워싱턴 감독은 "지명타자는 마이클 초이스와 미치 모어랜드 중 한 명이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이적한 초이스는 시범경기 28경기에서 타율 3할 6푼 9리 5홈런 17타점 맹활약으로 눈도장을 받았고, 모어랜드는 지난해 23홈런을 때려내는 등 일발장타를 갖췄다. 최근 3년 연속 15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그만큼 타선은 강하다.
최상의 전력으로 출발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냥 무너질 수는 없다. 주력 선수들이 모두 돌아오는 5월부터 반격을 노리려면 최대한 버텨야 한다. 초반 5경기에서 선발진이 잘 버텨주면 그만큼 부담을 덜고 준비할 수 있다. 개막전 출격 준비를 마친 셰퍼스가 "개막전 선발 등판이라는 기회를 잡아 무척 흥분된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보인 건 좋은 징조다. 텍사스의 초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태너 셰퍼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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