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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 이하 '세결여')는 여배우들을 재발견하게 한 작품이었다.
30일 '세결여' 마지막회에선 은수(이지아)가 전남편 준구(하석진)의 아이를 낳자마자 시댁으로 보낸 후 자신은 쇼호스트 일을 하며 딸 슬기(김지영)와 단둘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은수는 세 번째 남자와 결혼하는 대신 스스로와 결혼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세결여'는 주연 이지아를 비롯해 악역을 도맡았던 신인 배우 손여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아역배우 김지영,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허진까지 여배우들을 재발견하게 해준 작품이었다.
우선 이지아는 이혼과 재혼을 거듭하며 굴곡진 삶을 살아왔던 은수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은수는 철저히 자기 감정에 솔직한 인물로 딸 슬기를 위해 희생하기보다는 슬기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해해달라고 말할 정도로 이기적인 인물이었고, 이 때문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지아는 자신의 연기력으로 이런 은수를 시청자들에게 결국 이해시키는 데 성공했다. 딸 때문에 통곡하는 모습이나 남편의 외도에 괴로워하는 모습 등 은수가 갖고 있는 남모를 고민들을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세결여'를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손여은도 마찬가지였다. 손여은은 태원(송창의)의 두 번째 아내로 슬기에 대한 질투를 드러냈던 악녀 채린 역을 맡았다. 채린은 어린 아이인 슬기에게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일삼는 계모 캐릭터로 분했고, 역설적으로 그의 악행이 더해질수록 '세결여' 시청률은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그간 드라마 '뉴하트', '각시탈', '구암 허준' 등에 출연하며 데뷔 10년차가 된 손여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무명의 설움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1970년대 톱스타였던 허진 역시 '세결여'를 통해 재발견된 인물이었다. 그는 채린의 악행이 심해질 때마다 슬기를 보호하며 바른 말을 했던 임실댁 역을 맡았다. 혼잣말을 하는 듯하지만 '임실댁 어록'을 만들 정도로 촌철살인의 대사들을 내뱉으며 시청자들의 가려운 속을 긁어주는 역할을 톡톡히해 많은 사랑 받았다.
딸 슬기 역을 맡은 아역배우 김지영의 연기 역시 놀라웠다. 김지영은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있는 눈물 연기로 매회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빠인 태원과는 아이같이 천진난만한 모습, 엄마인 은수와는 똑부러진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이밖에도 동생 은수에게 독설을 날리며 결혼에 자유분방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 현수 역의 엄지원이나 채린의 악행에 맞서는 시누이 태희 역의 김정난, 톱스타 내연녀 다미 역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장희진까지 많은 여배우들이 '세결여'를 통해 재발견됐다.
['세결여'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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