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구’ 류현진, 초유의 3연속 개막전 등판 문제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려를 씻었다. 이대로라면 3연속 개막전 등판도 문제 없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3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미국 본토 개막전서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을 구원한 브라이언 윌슨이 8회 동점포를 맞으면서 2승은 날아갔다. 그래도 류현진의 이날 쾌투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단순히 류현진의 1~2회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인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류현진은 우선 발톱 부상 후유증에서 100% 가깝게 벗어났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애리조나와의 호주 시드니 개막 2연전 두번째 등판서 첫승을 따냈다. 당시 3루 귀루를 하다 오른쪽 엄지 발톱을 다치면서 한꺼번에 향후 일정이 올 스톱되기도 했다.

류현진은 강인했다. 당분간 등판이 불투명하다는 미국 언론의 전망도 있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활 속도를 높였다. 팀 사정을 생각한 류현진의 강인한 마인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등 근육 부상으로 인한 부상자명단 등재, 부상에서 회복 중이지만 아직 완전하진 않은 2선발 잭 그레인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마저 그대로 쓰러질 경우 LA 다저스는 완전히 비상에 걸리는 것이었다.

류현진이 극적으로 살아났다. 이날 샌디에이고와의 본토 개막전서 선발로 나섰다. 사실 발톱 부상 후유증이 있었다. 1~2회엔 투구 밸런스가 다소 흔들렸다. 그러자 직구위주의 투구 패턴을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위주로 바꿨다.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2회 리베라부터 7회 알론소까지 무려 16타자를 연속으로 삼진과 범타로 돌려세웠다. 정교한 타격보다는 크게 휘두르는 샌디에이고 타선을 상대로 의도적으로 유인구 위주의 피칭을 한 것이 주효했다.

류현진이 자신의 뜻대로 경기를 운영했다는 건 발톱 부상 후유증에서 상당수 벗어났다고 보면 된다. 1~2회 난조는 순간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류현진은 7이닝동안 단 88개의 공만 던졌다. 1~2회 공을 많이 던졌으나 3회부터 매우 경제적인 피칭을 하면서 7이닝을 채웠음에도 100구를 채우지 않았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LA 다저스의 일정상 류현진의 5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 등판도 가능해졌다. 이날 88구를 소화한 류현진은 나흘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발톱이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현실적으로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 LA 다저스는 1일 휴식 이후 2일과 3일 샌디에이고전서 잭 그레인키와 댄 하렌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4일 다시 하루 휴식을 취하면 5일 홈 개막전서 5선발 폴 마홀름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선 홈 개막전의 격을 생각해 류현진의 등판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결국 그럴 경우 류현진은 호주 시드니 개막전에 이어 미국 본토 개막전에 홈 개막전까지 개막전만 3연속 등판이라는 재미있는 기록을 만들게 된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시드니에선 두번째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개막전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22~23일 호주 시드니 2연전은 큰 범주에서 보면 메이저리그 전체 오프닝 시리즈였다. 류현진이 23일에 나섰지만, 개막전 등판을 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것이다. 3연속 개막전 등판이 가능해진 상황. 그만큼 LA 다저스와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 류현진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보면 된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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