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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발톱부상 후유증은 있었다. 그러나 지능적인 피칭으로 극복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두번째 등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미국 본토 개막전서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8회 브라이언 윌슨이 동점포를 얻어맞아 2승은 무산됐으나 발톱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고 일궈낸 호투여서 상당히 값졌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애리조나와의 호주 시드니 개막 2연전 두번째 경기서 선발 등판했다. 당시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첫 승으로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3회 안타를 친 뒤 디 고든의 2루타에 3루 귀루를 하다 오른쪽 엄지 발톱에 부상을 입었다. 류현진은 승리요건을 갖춘 이후 선수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
류현진은 미국으로 돌아와서 곧바로 치료에 임했다. 처음엔 부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를 샀다. 그러나 미국 본토 개막전이 임박하면서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등과 허리 통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상황. 부상에서 회복 중인 2선발 잭 그레인키가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상황. 돈 매팅리 감독의 선택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이 8일만에 미국 본토 개막전에 등판했다. LA 다저스의 2경기에 연이어 선발로 나선 것이다. 류현진은 발톱이 회복됐다고 했지만, 역시 완벽하진 않았다. 투수에게 발톱 부상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왼손투수 류현진의 경우 공을 던지는 동작과 동시에 오른발을 강하게 앞으로 내딛게 된다. 흔히 투수가 하체의 힘으로 던져야 한다는 의미는, 그만큼 타자 쪽으로 내딛는 발에 강하게 부하가 걸려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데 오른 발톱을 다쳤다. 내성 발톱 등 발톱을 다쳐봤고, 아파 본 사람은 안다. 무의식적으로 힘을 가하지 않으려고 한다. 류현진 역시 마찬가지다. 발톱을 의식하는 순간 공을 뿌릴 때 오른 발을 강하게 내딛을 수 없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가 망가질 수 있다. 정말 좋지 않다면 팔이나 어깨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확실히 초반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라고 했다. 실제로 1~2회 류현진의 제구는 정상이 아니었다. 발톱 부상 후유증인 듯했다. 확실히 폼이 와일드하지 못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1~2회 모두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1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일궈낸 것이나 2회 2사 2,3루에서 카브레라를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하는 모습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지능적인 피칭을 한 것이다. 그만큼 마인드가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자 오히려 3회부턴 정상적인 류현진으로 살아났다. 2회 리베라부터 7회 선두타자 알론소까지 16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투구 탄착군이 모였고, 체인지업은 물론이고 슬라이더의 위력도 좋았다. 아무래도 전력 피칭이 쉽지 않으니 다양한 변화구룰 섞어 던졌을 수 있다. 사실 2승이 날아간 게 아쉽다. 그러나 류현진으로선 발톱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수확이었다. 162경기의 대장정.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다. 류현진의 2014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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