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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알링턴 강산 기자] 개막전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 텍사스 레인저스 우완투수 태너 셰퍼스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셰퍼스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만루포 한 방 포함 8피안타 3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평균자책점은 15.75(4이닝 7자책). 최고 구속 95마일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적당히 섞어 던지며 필라델피아 타선에 맞섰으나 직구 빈도가 너무나 높았다. 7점 모두 2사 후에 내준 점수다. 이날 던진 93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51개, 볼 42개였다.
개막전서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일은 흔치 않다. 셰퍼스를 포함해 최근 100년간 8번뿐이다. 셰퍼스는 지난해 76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6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맹활약했다. 검증된 승리조다. 하지만 빅리그 입성 첫해인 지난 2012년부터 선발 등판 경험은 없다. 스프링캠프 성적은 좋았으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셰퍼스는 개막을 하루 앞둔 전날(3월 31일) "개막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를 기회가 와서 무척 흥분된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지만 결과는 슬펐다.
출발은 무척 좋았다. 1회초 선두타자 벤 르비어를 1루수 땅볼, 지미 롤린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한 셰퍼스는 후속타자 체이스 어틀리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마쳤다. 1회 던진 공 9개 모두 직구였다. 최고 구속은 94마일.
2회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라이언 하워드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말론 버드를 2루수 뜬공, 도모닉 브라운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카를로스 루이즈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자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셰퍼스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홈팬들의 기립박수도 소용없었다. 셰퍼스는 코디 애쉬에 3루수 옆을 빠지는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쉬프트를 뚫어낸 애쉬의 밀어치기가 돋보였다. 토니 그윈 주니어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제구가 몹시 흔들렸다.
끝이 아니었다. 곧이어 르비어와 풀카운트 끝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준 셰퍼스. 후속타자 롤린스에 우월 만루 홈런을 얻어맞고 완전히 무너졌다. 한가운데 몰린 93마일 직구를 통타당했다. 롤린스의 개인 통산 200호 홈런. 텍사스는 부랴부랴 세스 로진을 불펜으로 보냈다. 이에 자극받은 것일까. 셰퍼스는 어틀리는 2루수 땅볼로 잡고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팀이 4-6으로 추격한 3회에도 하워드와 버드에 연속 안타를 내준 뒤 폭투까지 범해 무사 2, 3루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브라운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낸 뒤 루이즈의 땅볼로 3루 주자 하워드를 홈에서 태그아웃 처리했다. 곧이어 애쉬는 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팀이 7-6으로 역전한 4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셰퍼스는 선두타자 그윈을 직구 3개로 삼진 처리한 뒤 르비어에 안타와 도루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롤린스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으나 어틀리에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기어이 동점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하워드에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추가 실점 위기까지 몰렸으나 버드를 1루수 뜬공으로 잡고 어렵사리 이닝을 마쳤다. 4회까지 투구수는 무려 93구에 달했다.
결국 셰퍼스는 7-7 동점이던 5회초부터 페드로 피게로아에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리그 정상급 중간계투로 활약하던 셰퍼스였지만 선발 데뷔전에서는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태너 셰퍼스가 첫 선발 등판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사진 = 미국 알링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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