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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알링턴 강산 기자] 에이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완투수 클리프 리가 시즌 첫 등판에서 난타당했다. 그럼에도 타선 폭발로 승리투수 요건은 갖췄다.
리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홈런 포함 1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8실점 모두 자책점이었다. 자신의 통산 한 경기 최다 자책점 타이기록. 평균자책점은 14.40으로 이름에 전혀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6점 차 넉넉한 리드도 지키지 못했다. 이날 던진 101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1개였다.
리는 명실상부 빅리그 최정상급 좌완투수다. 지난 2002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지난해까지 315경기(311 선발)에 등판, 139승 86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2시즌을 제외하고 매년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2008년에는 22승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31경기에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2.87로 맹활약했다. 시범경기 6경기 평균자책점도 2.55로 괜찮았다.
출발은 깔끔했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첫 상대 추신수에 가운데 담장 근처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맞았으나 중견수 벤 르비어가 잘 잡아냈다. 엘비스 앤드러스와 프린스 필더는 나란히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2회부터가 문제였다. 2회말 아드리안 벨트레의 2루타에 이은 알렉스 리오스의 내야안타, J.P 아렌시비아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어진 레오니스 마틴의 적시타로 첫 실점했다. 곧이어 조시 윌슨에 좌익선상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아 6-4까지 추격당했다. 후속타자 추신수와 앤드루스를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하지만 3회말 선두타자 필더와 벨트레에 연속 안타를 내준 리는 리오스에 던진 2구째 87마일 커트패스트볼을 통타당했다. 가운데 담장을 넘는 역전 스리런 홈런. 6점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후속 실점은 막았지만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4회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조시 윌슨과 앤드루스에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필더를 우익수 뜬공, 벨트레를 3루수 땅볼로 잡아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5회가 문제였다. 2아웃을 잘 잡고 J.P 아렌시비아에 2루타, 마틴에 적시타를 맞아 8점째를 내줬다. 후속타자 윌슨은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5회를 마감, 쑥스러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101구를 던진 리는 팀이 13-8로 앞선 6회부터 제이크 딕먼과 교체돼 시즌 첫 등판을 마쳤다. 최악의 투구에도 개막전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고 물러났다.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까지 허용했으나 폭발한 타선이 리를 살려줬다.
[클리프 리가 마운드에서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 = 미국 알링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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