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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알링턴 강산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 좌완투수 마틴 페레즈가 지난해 10승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주력 선발진이 줄부상으로 시름하는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같은 호투였다.
페레즈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7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최고 93마일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필라델피아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6회 급격히 흔들리며 2점을 준 부분은 아쉬웠지만 5회까지는 단 한 차례의 득점권 출루 허용 없이 제 역할을 완벽하게 해줬다.
풀타임 첫해인 지난 시즌 20경기에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한 페레즈로선 지난해 활약이 '반짝'이 아님을 보여줘야 했다. 또한 다르빗슈 유, 데릭 홀랜드, 맷 해리슨 등 주력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그나마 믿을 만한 카드가 페레즈였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전날 14점을 몰아친 필라델피아 타선을 2점으로 봉쇄한 부분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팀이 9회말 3-2 끝내기 승리를 따내면서 함께 웃을 수 있었다.
페레즈는 1회초 선두타자 벤 르비어를 4구째 85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지미 롤린스를 유격수 땅볼, 체이스 어틀리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넘겼다. 출발이 무척 깔끔했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말론 버드에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라이언 하워드를 헛스윙 삼진, 카를로스 루이즈를 3루수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곧이어 존 메이버리도 84마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선두타자 제이슨 닉스에 안타를 맞았으나 포수 로빈슨 치리노스의 정확한 송구로 도루를 막아냈다. 곧이어 세자르 에르난데스에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르비어와 롤린스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81마일 슬라이더와 86마일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했다.
4회초 선두타자 어틀리는 8구 승부 끝에 93마일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버드와 하워드는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루이즈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메이버리의 2루수 직선타에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까지 잡고 한숨을 돌렸다. 곧이어 닉스를 93마일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6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에르난데스에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날 첫 득점권 출루 허용. 곧이어 르비어의 희생번트 때 정확한 송구를 하지 못해 2루 주자를 3루에서 살려줬다. 무사 1, 3루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결국 후속타자 롤린스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첫 실점했다.
페레즈는 후속타자 어틀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재빠른 견제로 2루 주자 르비어마저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코리 블레이저 2루심은 최초 세이프를 선언했으나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이 요청한 비디오판독 결과 아웃으로 뒤바뀌었다. 하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버드에 중전 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고, 곧이어 하워드에 우월 2루타를 얻어맞아 2점째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페레즈는 주자 2명을 남겨놓은 채 제이슨 프레이저에 마운드를 넘겼다. 프레이저가 후속타자 루이즈를 땅볼로 잡고 실점을 막아 페레즈의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0-2로 끌려가던 텍사스는 6회와 7회 한 점씩 만회해 동점을 만들었고, 9회말 터진 벨트레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주력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 현재 텍사스 선발진 가운데 10승투수는 페레즈와 조 선더스 둘뿐이다. 둘마저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 개막전에 나선 태너 셰퍼스도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다음날(3일) 나서는 로비 로스도 아직 빅리그 선발 경험이 없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페레즈의 호투는 매우 의미가 컸다. 제이슨 프레이저, 닐 코츠, 요아킴 소리아로 이어지는 계투진도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페레즈의 호투를 빛냈다.
[마틴 페레즈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 = 미국 알링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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