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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글루미데이', 초연의 호평에 이어 더 탄탄해져 돌아왔다.
뮤지컬 '글루미데이'는 1926년 8월4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을반영한 작품을 쓰는 선구적 극작가이자 연극운동가인 김우진과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의 동반투신 실화에 '사내'라는 의문의 인물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 이 사건은 당시 오랫동안 회자된 최고의 스캔들이었으며 이후 1991년 이들의 이야기가 윤심덕의 마지막 노래인 '사의 찬미'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글루미데이'는 지난해 6월 짧은 공연 기간임에도 불구 호평이 이어졌다. 짧은 연습 기간이었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뒷받침 된 것은 물론 성종완 연출의 깊이 있는 해석이 돋보였기 때문. 소극장 특유의 무게감에 '글루미데이' 특유의 엣지가 더해져 새로운 분위기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후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인물을 더해 돌아온 '글루미데이'는 인물들을 좀 더 구체화시켰다. 1920년대 우리나라의 시대고를 반영한 선구적 극작가이자 연극운동가였던 김우진, 국내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더불어 의문을 풀어갈 열쇠를 쥐고 있는 신원미상의 사내에게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좀 더 감성적으로 다가가게 됐다. 차가움은 유지하되 감성을 넣으면서 한층 밀도 있는 작품이 됐다.
시대 배경이 1920년대인 만큼 그 시절 인물들의 고뇌와 관계 역시 무게감이 남다르다. 이는 배우들의 디테일한 감정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이를 해석하는 관객들에게 더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다.
극중 흔들리는 관계 속에서 실제와 허구의 아슬아슬한 경계가 드러나는 '글루미데이'는 이 과정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이는 곧 날선 분위기로 '글루미데이'의 엣지를 완성시킨다.
초연 당시 실제 사건에 상상력을 집어넣어 똑똑한 작품이라 호평 받았던 '글루미데이'는 재연에서 삶과 죽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삶을 찬미하는 김우진과 죽음을 찬미하는 사내, 이들과는 달리 찰나를 사는 윤심덕이 만나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 초연에서 상상으로 남겨뒀던 이들의 감정과 관계를 좀 더 깊이 파고들면서 작품의 구성도 더욱 탄탄해졌다. 초연과 비교해 늘어난 넘버는 인물의 감정선을 더욱 자세히 표현해주고 인물을 더욱 구체화시킨다.
작품 자체의 분위기 역시 관객들을 압도시킨다. 이는 라이브 연주 덕이기도 하다. 시대적으로나 인물 자체로나 흔들리면서도 그 중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라이브 연주를 통해 더욱 조여지기도, 더욱 아름답게 표현되기도 한다.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오른 김경수, 이규형, 정민, 안유진, 곽선영의 연기는 더욱 깊어졌고, 새로 합류한 정문성, 임병근, 신성민, 임강희는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글루미데이' 속 인물을 표현하는 폭을 넓혔다.
한편 뮤지컬 '글루미데이'는 오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글루미데이' 공연 이미지. 사진 = 네오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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