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외국인타자들의 홈런 빅뱅이 펼쳐졌다.
9일 잠실구장. 감기 몸살로 3경기 연속 결장했던 두산 외국인타자 호르헤 칸투가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이렇게 되면서 SK 루크 스캇과 칸투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졌다. 두 외국인타자의 맞대결은 의미가 크다. 올 시즌 9인의 외국인타자 중 객관적인 스펙에서 가장 앞선다고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즌 전부터 올 시즌 최고 외국인타자를 놓고 두 사람을 이런 잣대, 저런 잣대로 비교 평가하는 사람도 많았다.
스캇은 2002년 클리블랜드 산하 마이너리그서 데뷔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59경기, 타율0.282, 567안타, 121홈런, 412타점. 메이저리그서는 2008년 23개, 2009년 25개, 2010년 27개의 홈런을 때렸다. 지난해에도 템파베이서 91경기를 뛰며 9홈런을 날린 스캇은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58, 725안타, 436타점.
칸투도 역대 외국인타자 중 최고의 스펙을 자랑한다. 칸투는 1998년 탬파베이에 입단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메이저리그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847경기에서 104홈런을 친 칸투는 특히 2005년 탬파베이에서는 타율 0.286, 28홈런 117타점으로 맹활약했고, 2008년에는 플로리다서 29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71 104홈런 476타점. 그는 지난해에는 멕시칸리그서 31홈런을 날렸다.
두 사람의 스펙은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수준만 최고가 아니다. 팀 융화, 한국야구에 임하는 자세 등이 남다르다. 메이저리그서 명성을 날렸지만, 거들먹거리지 않고 한국야구에 적응하려는 자세가 매우 돋보인다는 게 주변의 공통된 평가. 시즌 초반 출발도 괜찮았다. 스캇은 이날 전까지 9경기서 타율은 0.241에 불과하지만, 2홈런을 기록했다. 칸투는 최근 감기 몸살로 3경기 연속 결장했지만, 6경기서 타율 0.261 2홈런을 기록했다.
칸투가 전날 결장하면서 두 사람의 한국 첫 맞대결은 이날 성사됐다. 스캇은 4번 지명타자, 칸투는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두 거물급 외국인타자는 약속이나 한 듯 첫 타석서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했다. 먼저 스캇. 1회 2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그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의 볼카운트 1B서 2구째 142km짜리 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비거리 120m짜리 좌중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3호. 그러자 칸투도 0-3으로 뒤진 2회말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접전 끝 SK 선발투수 채병용의 8구째 141km짜리 직구를 공략해 비거리 115m짜리 좌중월 솔로포를 때렸다. 역시 시즌 3호.
스캇은 3회 1사 2루 타점 찬스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칸투 역시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숨죽이던 스캇의 홈런포가 다시 터진 것 6회. 선두타자로 들어선 그는 볼카운트 2B2S서 니퍼트의 6구째 130km짜리 체인지업을 공략해 비거리 105m짜리 솔로포를 날렸다. 니퍼트에게만 이날 2홈런을 뽑아낸 것. 시즌 4호 홈런으로 LG 조쉬 벨과 홈런 공동선두로 오른 순간이었다. 스캇은 더 이상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홈런 2방으로 이름값을 충분히 다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
칸투는 1점 뒤진 8회말 1사 2루 동점 찬스서 박희수를 상대로 몸쪽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산과 칸투로선 가장 아쉬운 순간. 하지만, 그는 이날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4경기만에 복귀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 결과적으로 두 거물급 외국인타자 첫 맞대결서는 스캇이 칸투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SK 역시 두산에 승리.
스캇과 칸투 모두 승부처와 필요한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타자라는 게 입증됐다. 두 사람은 올 시즌 내내 선의의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시원한 홈런포로 볼거리를 제대로 선물할 계획이다. 거물급이라고 해서 먹튀가 아니다. 그야말로 고비용 고효율 거포들이다. SK와 두산으로선 스캇과 칸투 모두 복덩이다. 한국 야구에 좋은 외국인타자가 들어왔다.
[스캇(왼쪽)과 칸투(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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