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형만큼 뛰어난 아우는 있었다.
모비스 문태영이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모비스는 10일 LG를 잡고 챔피언결정전 2연패에 성공했다. 문태영은 친형 문태종과의 맞대결서 판정승을 거뒀다. 문태영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6경기서 맹활약했다. 이날도 25점으로 제 몫을 했다. 모비스에선 단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태영은 결국 KBL 기자단 81표 중 73표를 득표해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귀화선수 최초의 플레이오프 MVP다.
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달성했으나 세밀한 약점이 있는 팀이다. 그 약점들 중 하나가 승부처에서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는 점이다. 외국인선수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정통 빅맨이다. 해결사이자 스코어러가 아니다. 반면 모비스가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 맞붙은 SK, LG에는 애런 헤인즈와 데이본 제퍼슨, 문태종이라는 걸출한 해결사가 있었다.
물론 모비스엔 문태영이 있었다. 문태영은 LG 시절 해결사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모비스로 이적한 뒤엔 해결사 역할과 모비스 특유의 조직농구의 경계선에서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모비스에서 문태영의 파괴력은 LG시절만 못했다. 골밑으로 파고 들려는 성향이 함지훈, 벤슨 등과의 동선 혼란으로 이어졌다.
유재학 감독은 문태영에게 최대한 바깥으로 나와서 플레이할 것을 요구했다. 두 시즌에 걸쳐서 이런 문제는 상당수 해결됐다. 그리고 유 감독은 문태영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했다. 올 시즌 문태영의 역할은 지난 시즌보다는 훨씬 자유로웠다. LG 시절의 파괴력과 창의력도 살아났다. 유 감독이 원하는 모습으로 서서히 탈바꿈한 것.
유 감독은 문태영의 약점인 느린 발을 최대한 커버했다. 대신 1대1 수비는 착실하게 지시했다. 그 결과 문태영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서 형 문태종을 봉쇄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문태종의 수비자는 바뀌었지만, 문태영은 강인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수비에선 함지훈과 함께 제퍼슨과 무태종을 번갈아 수비했다. 공격에선 외곽에서 동료들의 스크린을 받아 정확하게 중거리포를 꽂았다. 양동근과 함께 하는 속공 마무리 능력도 돋보였다.
문태영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서도 승부처에서 효율적인 활약을 펼쳤다. 외곽포와 페넌트레이션의 조화가 돋보였다. LG 장신 숲을 제대로 공략했다. 형 문태종 역시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LG의 공격을 이끌었으나 문태영의 내실 역시 뒤지지 않았다. 결국 문태영은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이견 없는 맹활약이었다. 1차전 20점 9리바운드, 2차전 23점 7리바운드, 3차전 21점 8리바운드, 4차전 20점 6리바운드, 5차전 24점 7리바운드. 6차전 25점 11리바운드였다.
결과적으로 문씨 형제들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은 동생 문태영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물론 시리즈 전체적으로는 형 문태종의 아우라가 크긴 컸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동생 문태영이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이끌었다. 임팩트가 있었다. 문태영은 문태종도 수상하지 못한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MVP의 주공이 됐다. 형만한 아우는 있었다. 문태영이 모비스 입단 2시즌만에 완벽하게 모비스의 주연으로 거듭났다.
[문태영. 사진 = 창원 김성진 수습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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