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창단 2시즌 만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NC 다이노스엔 시즌 전부터 지목된 '키플레이어'가 있었다.
바로 마무리투수 김진성이 그 주인공. NC는 불펜투수진에서 그리 높은 점수를 받는 팀이 아니다. 강팀들의 불펜진과 비교하면 더욱 그랬다. 때문에 NC는 제대로 된 불펜진을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였고 특히 마지막을 장식하는 마무리투수 자리에 누군가가 정착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NC의 선택은 김진성이었다. 지난 해 시즌 초 마무리를 맡았으나 성공 케이스로 남지 못한 그는 올해 '재도전'에 나섰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분명 지난 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원래 강력한 공을 갖고 있음에도 자신감 부족으로 무너졌던 지난 해와 달라진 것이다.
김진성은 "내 공이 달라진 건 없다. 단지 자신감이 생겼을 뿐이다"라면서 "심적으로 편하게 더지면서 포크볼의 제구력이 좋아졌다.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투구 밸런스도 깨진다"라고 밝혔다.
김진성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건 베테랑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김진성은 "박명환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손민한 선배님도 계속 말씀을 해주신다. 특히 손민한 선배님은 아마 나에게 가장 많이 말씀을 해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민한은 지난 10일 마산 한화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김진성에게 다가가 "네가 우리 팀의 마무리인데 힘든 기색을 보이면 무너진다"라고 말하며 김진성의 기를 살렸다.
김진성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 말씀에 다시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배들께서 말씀해주시는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라고 베테랑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마무리투수란 보직은 참 소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박빙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건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 김진성은 마무리투수가 받는 압박감을 최소화하려 한다. 그는 "'내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그냥 던지고 내려오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지난 11일 LG와의 경기에서 NC가 12-11로 앞선 9회말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등판했다.
2사 만루 위기에 몰린 그는 벌써 홈런 5방을 터뜨린 조쉬 벨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 했다. 결과는 김진성의 승리였다. 벨을 포크볼로 삼진 처리한 것. 승리는 NC의 것이었고 세이브 역시 김진성의 몫이었다.
"벨이 국내 타자라 생각하고 던졌다. 나와 벨 모두 처음 상대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타자가 우리나라 타자보다 변화구에 약하다는 생각을 갖고 던졌다. (김)태군이가 처음에 직구를 요구해 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고 마지막에 포크볼을 던졌는데 그게 주효했다. 태군이가 마운드에 올라와서 말을 건네준 것도 도움이 됐다"
김경문 NC 감독 역시 "그런 위기를 극복한 것은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김진성을 격려했다.
김진성은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을 갖추고 있지만 자신이 '파이어볼러'는 아니라고 규정한다. 그는 "내가 마무리투수이긴 하지만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공끝이 좋아진 느낌은 들지만 빠르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지난 해엔 5월 초에 스피드가 올라왔었다. 올해도 그쯤 되면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최근 김진성은 9회초 동점 상황에 오르는 일도 잦았다. 과연 그에겐 세이브 상황과 동점 상황 중 어느 상황에서 더 압박을 받을까.
그는 "동점 상황이 더 힘들다. 점수를 주면 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사실 이런 마음은 가지면 안 되지만 세이브 상황에서는 1점을 줘도 동점이니 타자들이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동점 상황은 그렇지 않아 더 힘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성적은 1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80. 아직까지는 NC의 마무리투수로서 순항하고 있다. 과연 그의 활약이 거듭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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