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임창용이 드디어 국내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13일 대구구장. 경기 전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이 “임창용이 오늘은 무조건 나가고 싶어 하더라. 내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임창용은 지난 11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됐다. 이미 류 감독과 약속한 열흘간의 몸 만들기가 끝난 상황. 임창용은 “팀 승리를 위해 세이브를 꼭 따내겠다”라고 했다. 임창용은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런데 삼성이 11일~12일 대구 SK전서 연이어 패배했다. 특히 필승조 안지만과 심창민이 연이틀 결승타를 맞으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임창용은 11일 경기를 앞두고 불펜에서 몸까지 풀었지만, 결국 복귀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12일까지 복귀전이 무산되자 임창용은 스스로 대구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임창용은 “대구 팬들이 나를 보기 위해 많이 오셨다. 보답하는 게 맞다. 내가 감독께 등판 하겠다고 요청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나간다”라고 했다. 삼성 김태한 투수코치도 “100% 나간다”라고 확인해줬다. 임창용은 대구 팬들의 환호와 격려 속에 꼭 세이브를 따내고 싶었다.
임창용은 2007년 10월 5일 부산 롯데전 이후 2382일만에 국내야구 정규시즌서 투구했다. 7년만에 대구구장 마운드에 섰다. 포스트시즌까지 합하면 2007년 10월 12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이어 2375일만의 복귀전이었다. 삼성은 이날 경기 초반 크게 앞섰으나 경기 중반 동점을 허용하면서 임창용에게 절체절명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8회초가 시작된 오후 4시35분. 임창용이 3루 관중석 앞 불펜에 모습을 드러냈다. 힘차게 캐치볼을 시작했다. 그러자 삼성 팬들이 “임창용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했다. 그렇게 임창용은 환호성 속에서 등판했다. 안지만이 최정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상황. 8-8 동점이던 1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첫 등판치고 너무나도 드라마틱했다. 4시 55분. 세이브 상황이 아닌 동점 1사 만루 상황. 부담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SK 이만수 감독은 대타로 외국인타자 루크 스캇을 기용했다. 임창용의 복귀전 상대는 스캇이었다. 초구 142km짜리 직구로 헛스윙 스트라이크를 잡은 임창용은 2구째도 직구로 볼을 기록했다. 3구째에 직구를 던져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결국 역전. 그러나 임창용은 후속 김성현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복귀전서 삼진 신고식을 했다.
그 사이 타선이 8회 2점을 따내 역전에 성공했다. 임창용은 9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2007년 9월 30일 잠실 LG전 이후 2408일만의 승리였다. 드라마틱한 상황에서의 등판, 드라마틱한 구원승이었다. 임창용은 이날 24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직구 21개, 슬라이더 2개, 포크볼 1개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km까지 찍혔고 슬라?濱 129km, 포크볼은 137km가 찍혔다.
참고로 임창용은 2004년 9월 30일 잠실 LG전서 기록한 세이브가 국내에서 따낸 마지막 세이브였다. 포스트시즌은 2004년 10월 16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마지막 세이브였다. 임창용은 15일부터 시작되는 두산과의 홈 3연전서 정상적으로 세이브 상황에 등판할 예정이다.
이날 임창용의 등판이 뜻 깊은 이유는 임창용이 자원 등판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경기 상황이 삼성에 꼬이면서 임창용의 등판 아니면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임창용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의연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특유의 뱀직구를 뿌렸다. 도망가지 않고 스캇과 김성현을 처리했다. 단 1⅔이닝이었지만, 너무나도 강렬했다. 임창용이 대구 팬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삼성은 기분 좋게 재역전승을 했다. 삼성 팬들은 2382일만에 돌아온 수호신을 뜨겁게 반겼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대구=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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