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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디 고든(LA 다저스)이 확 달라졌다. 마음가짐의 변화가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의 얼굴에서 두려움이란 찾아볼 수 없다.
고든은 14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11경기에서 타율 4할 1홈런 5타점 5득점 9도루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도 4할 3푼 9리다. 또한 11경기 중 9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그야말로 리드오프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고든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2루수로 수비 포지션을 옮겼다. 지난해까지 강력한 1번 타자 유격수 후보로 꼽혔지만 타격과 수비 양면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1년 타율 3할 4리(224타수 68안타) 24도루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지난 2년간 타율 2할 2푼 8리(2012), 2할 3푼 4리에 그쳤다. 통산 출루율도 3할 4리로 썩 좋지는 않았다.
수비는 더 문제였다. 특히 땅볼 타구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보는 자체로도 불안함이 느껴졌다. 포구 이후 글러브에서 곧바로 공을 빼지 못하고 꼭 스텝을 밟아야 했다. 그만큼 타구 처리가 느리다 보니 발빠른 주자들을 살려주기 일쑤였다. 고든의 대표적인 불안요소였다. 넓은 수비범위가 필수인 유격수로서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지난해까지 고든의 빅리그 통산 수비율은 9할 4푼 7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2루수로 자리를 옮긴 올해는 10경기에 선발 출전해 2개의 실책만 기록했다. 수비율은 9할 5푼 1리로 썩 좋지는 않지만 수비 부담이 줄어들다 보니 움직임이 이전보다 매끄럽다. 수비 시 군더더기 동작도 줄었고,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생각한다. 이전과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타격도 달라졌다. 번개같은 빠른 발을 이용한 내야안타도 심심찮게 만들어내고 있고, 지난 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서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다음날(10일)은 9회말 동점 적시타를 터트리는 등 3안타를 몰아쳤다. 10경기 중 절반인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놀라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애리조나전서는 혼자 4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디트로이트와의 2연전이 진행된 지난 9일과 10일 다저스타디움서 만난 고든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이제는 완전히 자신감을 찾은 듯했다. 그는 "항상 내 몫을 해내겠다는 생각뿐이다. 견고한 수비와 출루에 목적을 두고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10일에는 9회말 동점타를 치고도 팀이 연장 끝에 패해 아쉬움이 남을 법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자체로 희망을 봤다"며 "이대로만 하면 된다"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이후 애리조나와의 3연전 중 2경기에 선발 출전해 각각 멀티히트와 4도루로 제 몫을 해낸 고든이다.
이대로만 해준다면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갖춘 고든은 최고의 1번 타자 후보임이 틀림없다. 돈 매팅리 감독도 "고든이 상당히 잘해주고 있다(Dee looks really good)"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크 엘리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떠나고 다저스의 가장 취약한 포지션으로 꼽힌 2루수, 그리고 리드오프 자리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고든의 올 시즌, 한번 주목해봐도 좋을 듯하다.
[디 고든.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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