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몸쪽으로 더 많이 던져야겠어요.”
삼성 사이드암 심창민은 올해 4년차다. 2012년부터 삼성 필승조로 성장한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팀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의 신뢰도 매우 높다. 류 감독은 임창용이 복귀하기 전만 해도 심창민을 메인 셋업맨으로 기용할 방침이었다. 안지만이 마무리로 시즌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임창용이 복귀한 지금, 여전히 심창민의 비중은 높다. 안지만과 차우찬이 너무나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심창민은 올 시즌 5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했다. 그러나 12일 대구 SK전서 1⅔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실점과 동시에 첫 패배를 떠안았다. 그런데 이 패배는 심창민에게 패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심창민은 확실히 깨달음이 있었다.
▲ 심창민과 체인지업
심창민은 그동안 140km대 중, 후반의 직구와 슬라이더에 간혹 싱커를 섞었다. 불펜 투수의 특성상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심창민은 좀 더 완벽한 투구를 위해 구종 다변화에 욕심을 냈다. 체인지업이었다. 원래 투수들은 대부분 구종을 던질 줄은 안다. 그러나 실전에서 제구가 완벽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다. 심창민 역시 체인지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심창민은 “오른손 타자에게 체인지업을 쓰지 않았다”라고 했다. 사이드암 특성상 체인지업은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떨어진다. 심창민은 그동안 틈틈이 체인지업 연마에 힘썼다. 체인지업을 주로 좌타자에게 사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 좌타자 입장에서 바깥쪽으로 달아나기 때문에 범타 및 삼진을 잡기 용이했다.
심창민의 시범경기 호조와 초반 4경기 무실점 행진은 체인지업의 위력이 좋아진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와 타자가 맞붙으면 처음에는 투수가 유리하지만, 나중에는 결국 타자가 유리하다.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투수도 살아남을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한 적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심창민의 변화는 바람직하다.
비단 심창민뿐 아니라 최근 국내야구에 사이드암 전성시대가 열린 건 체인지업의 영향이 크다. 좌타자 바깥으로 달아나는 체인지업은 사이드암이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인식을 깨고 있다. NC 토종에이스 이재학이 잘 나가는 것도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구사하기 때문이다. 심창민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XTM 이효봉 해설위원도 “창민이 체인지업이 좋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몸쪽에 확신을 갖자
심창민은 “원래 책을 잘 읽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책에서 나오는 유명한 명언을 기억하려는 편이다”라고 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서다. 심창민은 최근 좀 더 강인한 마인드를 갖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는 “몸쪽 승부를 좀 더 많이 해야겠다. 타자의 몸에 맞더라도 ‘타자가 아프지 내가 아프나’라는 마음도 필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심창민은 12일 대구 SK전서 2-2 동점이던 5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최정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후속 이재원에게도 8구 접전 끝 2타점 싹쓸이 우중간 3루타를 맞았다. 심창민의 실점은 2점이었지만, 사실 승계주자 실점이 섞여 있었다. 이날만큼은 앞선 4경기와는 달리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심창민은 오른손 강타자 최정과의 승부를 아쉬워했다. 풀카운트서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려 역전타를 맞았다. 심창민은 “오른손 타자에게 한번 던져봤는데 힘이 풀린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이효봉 위원은 “볼넷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 위원은 심창민에게 우타자에게도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던질 것을 권유했다.
심창민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과감하게 몸쪽을 던지겠다. 몸쪽으로 과감하게 던져야 타자들이 내 공을 무서워한다”라고 했다. 이어 “두드려 맞은 뒤 오히려 내 공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공을 던지자 위력이 배가됐다. 심창민은 이날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얻은 게 더 많은 게임이었다. 심창민의 깨달음이 다음 등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삼성으로서도 결코 뼈 아픈 1패는 아니었다. 심창민은 아직 던져야 할 공이 던진 공보다 훨씬 많다.
[심창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