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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휘몰아치는 압박 속에 감성이 숨쉰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영국의 천재 여성작가 메리 셸리(Mary Shelley)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신이 되려 했던 인간,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의 이야기는 물론 그 안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주연 배우 11명이 1인2역으로 등장하는 만큼 캐릭터 자체로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180도 상반되는 성격의 두 역할을 소화하며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역량이 100% 드러나기 때문.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완벽하게 변신하는 이들은 2막 중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볼 수 있는 곳을 상징하는 격투장 장면에서 등장, 전혀 다른 연기를 선보인다.
고고한 그들이 밑바닥으로 변하는 순간 배우들 만큼이나 관객들도 희열을 느낀다. 완벽히 다른 인물인 만큼 한 작품, 한 배우에게서 다양한 매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 극과극인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프랑켄슈타인'이 전하는 인간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프랑켄슈타인'이 호평 받는 이유는 이 인간 사회를 표현하는데 있다. 시기도, 환경도 다르지만 '프랑켄슈타인' 속 인물들은 왠지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인간이 곧 신이라 생각하는 교만한 인간들에게 인간이 아닌 괴물의 입장에서 무한한 압박을 가하는 것.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괴물은 이런 시점에서 볼 때 지극히 신랄하다. 인간에 의해 창조되고, 인간에 의해 변하며 괴물이 되지만 그 안에 감성이 있기 때문에 공감을 이끌어낸다. 진짜 괴물은 누구인지 생각하게 하는 것.
인간 사회에 지쳐 복수를 불태우는 괴물의 외침은 마치 우리에게 하는 말 같다. 사실 그 괴물은 우리 중에도 있을지 모르기에 더욱 공감하고 몰입하게 된다. 기괴한 괴물에게 인간보다 더 깊은 감성을 느끼는 순간, 또 이로 인해 파멸하는 빅터의 이야기에 몰입하는 순간 '프랑켄슈타인'의 메시지는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프랑켄슈타인'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은 배우들의 공도 크다. 빅터와 자크를 연기하는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은 트라우마를 지닌 인간으로 순수했던 갈망이 예기치 못한 부정적 결과를 만들어냈을 때의 혼란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표현한다.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인간의 욕망이 이들을 통해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그려져 그들의 아픔까지도 진실되게 다가온다.
앙리와 괴물 역을 맡은 박은태, 한지상 역시 그야말로 폭발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압도한다. 본인이 갖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내뿜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창력과 연기력을 뽐낸다. 이들의 가창력은 괴물의 처절함을 더욱 와닿게 하고, 연기력은 분노와 복수를 처절한 감성으로 느끼게 한다.
이 밖에도 리사, 안시하, 서지영, 안유진, 김대종 등을 비롯 아역들의 연기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빅터와 괴물, 두 주요 배우 뿐만 아니라 이들의 1인 2역 연기 역시 작품을 훨씬 풍성하게 만든다.
인간에게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프랑켄슈타인'은 그만큼 관객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는 휘몰아치는 압박 속에 감성을 품었기에 가능한 것. 한국 창작 뮤지컬에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총 80회 공연으로 5월 11일 폐막 예정이었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호응과 성원에 힘입어 총 9회를 연장, 5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이미지. 사진 = 충무아트홀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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