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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최근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은 흔한 일이 됐다. 가수로서 무대에 섰던 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컬로 영역을 넓히는 아이돌이 증가하고, 또 이들이 나름의 성과를 이끌어 내면서 이제 아이돌의 뮤지컬 출연은 낯설지 않은 게 됐다.
하지만 이는 실력과 열정이 겸비했을 경우 가능한 일이다. 실력 없이 무턱대고 인기로만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면 당사자는 물론 작품 자체에도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이는 관객들에게도 지울 수 없는 피해로 남을 수도 있다.
사실 실력과 열정만으로도 안된다. 뮤지컬은 단순히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연습 시간까지 더해졌을 때 완벽한 호흡이 나오고 작품성도 높아진다. 그런 만큼 충분한 연습 시간이 보장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뮤지컬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그룹 엠블랙 지오가 돋보인다. 지난해 뮤지컬 '광화문연가' 일본 공연으로 첫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지오는 올해 본격적으로 뮤지컬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뮤지컬 '서편제'에 출연중이며 창작가무극 '바람의 나라_무휼' 연습에 한창이다.
지오가 '서편제'에서 연기하는 동호는 아버지 유봉의 소리에 반발해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 떠나지만 누이 송화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캐릭터다. 이와 반대로 '바람의 나라_무휼' 속 호동 캐릭터는 유약하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앞서 다수의 아이돌 출신 뮤지컬배우의 행보와는 분명 다르다. 세번 째 공연인 '서편제'에서는 아이돌 출연이 지오가 처음이고, '바람의 나라_무휼'을 선보이는 서울예술단 역시 객원 배우로 아이돌 출연은 이례적이다. 화려하고 안전한 역할을 주로 맡는 일부 아이돌과 달리 욕심 내지 않고, 시작부터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지오 역시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돌 배우들이 하지 않았던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는 곧 사명감 및 자존감으로 이어졌고, 그런 만큼 뮤지컬배우의 길을 인생 제2막이라고 생각하는 지오에게는 큰 열정으로 발휘되고 있다.
지오의 마음가짐은 곧 행동으로도 드러났다. '서편제'에서 함께 동호 역을 연기중인 송용진은 지오에 대해 "이렇게 연습실에 많이 나타나는 아이돌은 처음"이라고 칭찬했다. 이에 지오 역시 "당연한 것"이라며 그간 아이돌들의 뮤지컬 출연에 있어 제기됐던 문제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그 결과, 현재 지오의 '서편제' 공연은 가히 성공적이다.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이 보인다. 조금 더 다음어진다면 뭘 해도 될 것 같은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부족함보다는 가능성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지오는 자신의 매력 역시 정확히 알고 있어 더 기대된다. 그는 "노래나 연기나 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눈빛을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얼굴에서 보여지는 여러 얼굴들이 있다고 한다. 뮤지컬이 여러 작품이 있지만 여러 작품에 녹아들 수 있는 얼굴을 가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게 저한테는 어찌 보면 독이 될 수도 있는 데 그건 역시 실력이 돼야지만 도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내실을 다지려 한다"고 말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지오의 첫 술은 확실히 신선하다. 낯설기보다 점점 다져지는 모습이 더욱 궁금하다. 때문에 지오의 인생 2막, 뮤지컬배우로서의 앞날은 밝아 보인다.
한편 지오가 출연중인 뮤지컬 '서편제'는 동명의 소설 원작을 토대로 어린 송화와 동호가 어른이 되고 유봉과 갈등을 빚으며 이별과 만남을 겪는 과정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 오는 5월 11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바람의 나라_무휼'은 전쟁과 권력이라는 지상의 길을 통해 '부도(한 국가가 나아가야 할 이상향)'를 향해 가는 고구려 3대 대무신왕 무휼과 상생과 평화라는 하늘의 길을 바라보는 아들 호동의 '부도'가 충돌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오는 5월 11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엠블랙 지오. 사진 = 프레인, 마이데일리DB, 서울예술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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