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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내 밸런스만 찾으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붙어도 자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의 자신감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단,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밸런스를 찾았을 때 얘기다.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만난 손아섭은 올 시즌 활약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안타가 아닌 밸런스 때문이다. 기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손아섭은 지난해 전 경기인 128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5리 11홈런 69타점 83득점 36도루, 출루율 4할 2푼 1리를 기록했다. 172안타를 터트리며 2년 연속 최다안타왕을 거머쥐었고, 타율과 도루는 리그 2위였다. 또한 모든 공격 지표에서 팀 내 1위를 차지하며 구단 선정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올 시즌에도 15경기에서 타율 3할 8푼 1리 2홈런 12타점, 출루율 4할 6푼 6리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 중이다.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만족하지 않았다. "안타 문제가 아니라 운 좋게 바가지 안타 등으로 타율이 올라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안타 한두 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타구 질이 아니라 마음에 안 든다.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손아섭의 근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손아섭은 계속해서 밸런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들은 배부른 소리라 하는데 전광판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며 "100경기 이후에 지금 수치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이제 10분의 1이 지났다. 나머지 10분의 9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구에 힘이 안 실린다. 안타 치고도 내가 어떻게 쳤지 하는 느낌이다"며 "내가 친 게 아니라 공이 와서 배트에 맞은 느낌이다. 투수들의 견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잘 치는 타자들은 전부 극복해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내 밸런스만 찾으면 커쇼와 붙어도 자신 있다"며 "그런데 그게 아니면 고교 투수 볼도 못 칠 것 같다. 지금까지 3번 좋은 밸런스를 찾았다. 2011년 7월에서 8월 넘어가는 시점, 그리고 작년 6월과 8월이다. 그 때는 정말 원하는 밸런스를 찾았었다"고 말했다.
커쇼는 지난해 33경기에서 16승 9패 평균자책점 1.83을 올렸다. 통산 185경기 성적은 78승 46패 평균자책점 2.59. 21승을 따낸 지난 2011년과 지난해 두 차례나 사이영상을 받은 명실상부 빅리그 최정상급 좌완투수다. 손아섭은 커쇼와 단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다. 하지만 밸런스가 좋다면 어느 누구와 붙어도 자신이 있다는 얘기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아섭은 "경기를 하면서 감을 찾아야 한다"며 "작년에 잘했다고 올해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나는 항상 불안감을 갖고 야구한다. 작년보다 발전했다는 소리를 듣는 게 좋다. 당연히 퇴보보다는 발전해야 한다. 작년보다 좋은 시즌을 보내는 게 올해 목표다"며 각오를 다졌다.
'근성의 아이콘' 손아섭의 전력 질주는 올해도 계속된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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