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역시 컨트롤 아티스트다.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은 20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11구를 던지며 4피안타(1홈런)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비록 홈런 하나를 맞긴 했지만 27타자를 맞아 21차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공격적인 피칭을 앞세워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이날 유희관은 최고 구속 136km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하며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111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1개였다.
시즌 3승 요건을 갖추고 물러난 유희관은 팀이 9회초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2-3 역전패하는 바람에 승리와 입을 맞추진 못했다. 하지만 토종 에이스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4회까진 15명의 타자를 맞아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를 압도하고 들어갔다. 롯데 타자들은 유희관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위협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유희관은 1회초 선두타자 정훈을 삼진,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손아섭에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최준석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도 2아웃을 잘 잡고 강민호에 안타를 맞았지만 문규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2사 후 전준우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2사 후 출루를 허용하는 패턴이 이어졌지만 12타자를 상대로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안정된 피칭을 보였다. 4회에는 최준석-루이스 히메네스-황재균을 공 8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투구를 거듭할 수록 안정감을 더해갔다.
2-0의 리드를 안고 오른 5회초가 첫 위기였다. 유희관은 강민호와 문규현을 나란히 땅볼 처리한 뒤 김문호에 안타, 정훈에 볼넷을 내줘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첫 득점권 출루였다. 하지만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에만 25구를 던져 투구수가 81개로 불어난 것이 다소 아쉬웠다.
6회에는 선두타자 손아섭에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날 첫 선두타자 출루.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유희관은 최준석을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히메네스를 4-6-3 병살로 돌려세우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첫 실점은 7회. 1사 후 강민호와 끈질긴 승부를 벌인 유희관은 7구째 133km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에 몰리면서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날 첫 실점. 하지만 후속타자 문규현을 우익수 뜬공, 김문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마쳤다.
7회까지 111구를 던진 유희관은 8회부터 정재훈에 마운드를 넘겼다. 정재훈이 8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지만 9회 어이없는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너무나 뼈아픈 실책이었다. 유희관의 승리는 날아가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도 '컨트롤 아티스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팀 내 확실한 선발 카드임을 증명했다.
한 시즌은 길다. 유희관이 이만큼 안정감 넘치는 투수로 자리 잡았다는 게 더 큰 수확이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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