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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에이스의 정의를 보여줬다.
옥스프링은 20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107구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8회까지 팀이 1-2로 뒤져 있어 완투패를 눈앞에 뒀던 옥스프링. 9회초 팀 타선이 상대 실책에 편승해 역전에 성공하면서 시즌 2승과 입맞춤할 수 있었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계투진의 부담을 크게 줄여줬다. 최근 계속된 혈투로 부담이 가중된 계투진을 아끼게 해준 자체로 옥스프링의 공은 충분히 컸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롯데 선발진 중 한 경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된 것은 물론 리그 최다 이닝 1위(29⅓)로 등극했다. 이날 옥스프링은 최고 구속 148km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 커터 등을 다양하게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공략했다.
출발은 좋았다. 옥스프링은 1회말 민병헌과 허경민, 김현수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2회에는 1사 후 홍성흔과 양의지에 연속 안타를 내준 뒤 1루수 루이스 히메네스의 송구 실책으로 오재원마저 출루시켰다. 1사 만루 위기. 하지만 김재호를 145km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정수빈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3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막아낸 옥스프링. 4회말 1사 후 홍성흔에 좌전 안타, 양의지에 볼넷을 내줬다. 이날 2번째 득점권 출루 허용. 후속타자 오재원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지만 2사 2, 3루 위기는 계속됐고, 결국 김재호에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아 먼저 2점을 내줬다. 이어진 2사 2루 위기에서는 정수빈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는 완벽했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옥스프링은 6회와 7회에도 두산 타자들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단 한 차례도 출루를 허용치 않는 안정감을 보였다. 직구와 커터, 낙차 큰 커브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았다. 8회도 삼자범퇴였다. 2루수 정훈이 호수비로 김현수를 잡아내자 힘차게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팀이 9회초 상대 실책에 편승, 2점을 올리면서 3-2로 승부가 뒤집어졌다. 옥스프링의 승리 요건이 갖춰진 순간이다. 그리고 정대현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2승이 완성됐다. 8이닝 동안 고군분투한 옥스프링의 호투는 무척 많은 의미를 남겼다.
옥스프링은 이닝이터 본능을 제대로 보여줬고, 지칠 대로 지친 계투진에 숨쉴 공간을 마련했다.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해줬다. 롯데가 9회초 득점을 얻지 못해 완투패를 당했더라도 팀에 꽤 큰 수확이었는데,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버텨내면 승리는 알아서 따라온다. 이것이 에이스다.
[롯데 자이언츠 옥스프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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