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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태양왕', 화려함 속에 세심함이 필요하다.
뮤지컬 '태양왕'은 17세기 프랑스 절대주의 시대의 대표적 전제 군주였던 루이 14세(안재욱, 신성록)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 루이 14세에게 영향을 미친 세 여인과의 사랑을 비롯 루이 14세가 "짐이 곧 국가다"라고 선포하며 진정한 왕이 되가는 과정을 그린다.
'태양왕'은 공연 시작 전 70억원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프랑스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대를 그리는 만큼 무대 및 의상 등 모든 것이 거대한 규모와 화려함을 예고했다. 이에 관객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졌고, 프랑스의 화려함을 현대적인 감각에 어떻게 흡수시킬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화려함에 대한 기대 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뮤지컬의 화려한 볼거리는 유지하되 인물과 이야기의 정서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제작 한다고 밝힌 만큼 이들의 재창작에 더욱 큰 관심이 쏠렸다.
그 결과, '태양왕'은 무대부터 의상까지 화려함으로 채워졌다. 다수의 라이선스 작품의 화려함에 익숙해진 관객들이지만 분명 '태양왕'의 화려함은 조금은 달랐다. 다소 낯선 감이 있지만 독특하게 다가왔고, 또 다른 무대의 미학에 도전했다고 볼 수 있었다.
이중 '태양왕'의 무대를 제일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퍼포먼스다. 아크로바틱 전문, 댄스 전문 앙상블들이 군무 등 아크로바틱으로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잘 짜여진 와이어 퍼포먼스는 이들의 활동 반경을 단순히 무대 위로 한정시키지 않았다. 무대 위 예술이 펼쳐질 수 있는 범위를 더욱 넓힌 셈이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 특별한 퍼포먼스가 펼쳐질 것이라는 앞선 기대와 달리 다소 약한 면이 없지 않다. 또 아크로바틱, 댄스 전문이다 보니 앙상블들의 무대를 꽉 채우는 가창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은 귀를 사로잡는다. 가요적인 넘버들은 현대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무대와 배우들 모두가 화려한 가운데 적당히 화려하고, 적당히 익숙한 넘버들이 화려함의 정도를 적당히 조율시켜준다.
그러나 이야기와 인물들은 다소 아쉽다. 17세기 프랑스 절대주의 시대의 대표적 전제 군주였던 루이 14세의 일대기라고 하기엔 밋밋한 감이 있다. 오로지 루이 14세에게 초점을 맞췄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인물이 살아나지도, 이야기에 강약이 있지도 않다.
이는 비단 루이 14세 뿐만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프랑소와즈(김소현, 윤공주), 필립(김승대, 정원영), 마리(임혜영, 정재은), 몽테스팡(이소정, 구원영), 보포르(김성민, 조휘), 이자벨(오진영), 마자랭(김덕환, 박철호), 안느(우현주) 등 인물들의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아 아쉬움을 준다.
이런 점에서 '태양왕'에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충분히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성한 만큼 이야기와 인물에 좀 더 다가갈 필요가 있는 것. 감각적인 면을 중시하는 만큼 관객들의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또 '태양왕'의 화려함 속에 전해져야 할 감성은 무엇인지 더 연구해야 한다. 무대 위 많은 이들의 구슬땀이 관객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지기 위해서 말이다.
한편 뮤지컬 '태양왕'은 6월 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 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태양왕' 공연 이미지.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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