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1965년 최고 흥행작인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가 발굴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1일 "필름이 유실되어 그동안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김수용 감독의 1965년작 '저 하늘에도 슬픔이'(흑백, 듀프 네거티브)를 발굴, 수집했다"고 밝혔다.
한국영상자료원에 따르면 당시 신문기사에서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1965년 국제극장에서 개봉해 서울 관객 28만 5천 명을 동원하며 그 해까지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 중 '성춘향'(신상옥 1961 컬러영화 38만여 명 동원)에 이어 역대 흥행 2위(흑백영화 흥행 역대 1위)를 기록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흥행으로 국내에서는 아역 주연의 실화극 제작이 붐을 이루는 등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196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한 편이지만만 안타깝게 필름이 유실돼 그 동안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영화의 발굴은 한국영화사의 매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필름이 제작한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1965년 서울의 국제극장 개봉을 시작으로 서울에서만 28만 5000명이 관람하며 1965년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중 1961년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에 이어 역대 흥행 2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대구 명덕초등학교 5학년 이윤복 어린이가 쓴 동명의 수기를 선생님이 출판하여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일련의 과정을 영화화한 작품이며, 신영균, 조미령, 주증녀, 황정순 등 당대 스타 뿐 아니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신상옥, 1961)에서 옥희 역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아역배우 전영선과 성인배우 못지않은 감정연기를 보여준 김천만이 출연해 더욱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의 흥행은 배우와 감독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졌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아역 김천만을 두고 언론은 '어른 뺨칠 명연'을 보여준 유망주라고 소개했고 이후 여러 영화에서 주연을 맡으며 대표적인 아역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또 김수용 감독은 이 영화의 성공으로 '김수용 최고의 해' '논픽션 수기 붐, 새 경지 이룬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신상옥, 이만희 감독 등과 더불어 1960년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대표 감독임을 재확인했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설립(1974, 설립 당시 '한국필름보관소')되기 10년 전 제작된 영화로, 영화필름 보존에 대한 인식이 미약했던 당시 환경에 의해 극장개봉 이후 필름이 유실된 수많은 영화 중 한편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 영화가 당시 대만에 수출됐다는 기록을 기반으로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대만영상자료원과의 협력을 통해 필름의 존재여부를 조사했지만 아쉽게도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9월 트랜스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의 김소영 소장이 한국연구재단, 토대기초연구 지원 한국영화사 연구 총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만영상자료원을 방문, 조사하는 과정에서 '저 하늘에도 슬픔이'의 수출 당시 제목 '추상촌초심(秋霜寸草心)'으로 조사한 결과 이 영화가 동명의 중국영화로 분류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김소영 소장의 제보를 받은 후 대만영상자료원으로부터 동 영화의 타이틀과 오프닝 크레딧을 전달 받았고, 자체 조사 결과 이 영화가 김수용 감독의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영상자료원은 지난 3월 이 필름(듀프 네거티브)를 대만영상자료원측으로부터 대여 받아 보존용 프린트(필름)를 제작하고, 영상 및 사운드에 대해 기초 복원작업을 거쳐 활용용 디지털 시네마(DCP)로 제작했다.
한편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오는 5월 '한국영상자료원 창립 40주년 기념영화제'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 스틸컷. 사진 =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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