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그냥 스파이더맨이 아니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다. 극 중 등장하는 대사처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돼 돌아왔다. 물론 다양하게 어메이징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뉴욕시에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스파이더맨(앤드류 가필드)과 강력한 적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와의 대규모 전쟁을 그린 영화다. 일렉트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린 고블린인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 코뿔소 DNA 변형으로 탄생한 라이노(폴 지아마티)도 그가 막아내야 할 적이다.
세 명의 적과 맞서는 스파이더맨의 액션은 화려함 그 자체다. 유려하게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관객들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며, 그 사이 발전한 3D 기술 역시 스파이더맨의 고공 액션에 환호하게 만든다. 원작에 가깝게 업그레이드 된 쫄쫄이 수트 만큼 더 멋들어진 활강액션이 펼쳐진다.
원작 속 대표적 악당 일렉트로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2D가 아닌 3D 캐릭터로 재탄생된 일렉트로는 제이미 폭스라는 명배우를 만나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변신했다. 푸른빛으로 발광하는 몸, 전기 능력을 이용한 순간이동, 번개가 치는 듯 스크린을 가로 지르는 전기 공격 등 화려한 비주얼 역시 시선을 끈다. 또 다른 악당 해리 오스본 또한 젊은 시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올리게 만드는 비주얼과 악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처연한 사연 등이 더해져 여성 관객들의 연민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여기에 무너지는 타임스퀘어의 모습 또한 압권이다.
하지만 관객들의 평은 엇갈릴 듯하다. 거미인간의 화려한 액션, 악인과의 대결 등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드라마가 지나치게 가미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여겨질 수 있다. 일렉트로와 본격 대결이 펼쳐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세 명의 악당이 등장함에도 142분의 러닝타임에 비해 짧은 결투신이 펼쳐진다. '사상 최악의 악당'이라는 일렉트로와의 대결도 '사상 최악', '대규모 전쟁'이라는 설명에 비해 싱겁게 종료된다. 물론 영화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그 과정에서 싱겁지만은 않은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지만.
이런 변화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메가폰을 잡은 이가 영화 '500일의 썸머'의 마크 웹 감독이라는 점에서 예견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가 연출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섬세한 심리묘사로 호평 받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역시 멜로 영화에 강한 마크 웹 감독의 면모들이 부각됐다.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와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의 로맨스가 한가득 펼쳐지고, 부모님의 과거를 쫓는 피터 파커의 모습이 더욱 섬세하게 그려진다. 이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히어로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길 수 있다.
그럼에도 강력해진 고공액션, 더욱 짙어진 드라마로 중무장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3D, 4DX 버전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여지를 남기는 덕에 속편의 개봉을 기다리게 한다. 쿠키 영상은 없다. 오는 23일 국내 개봉.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스틸. 사진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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