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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괜히 대상 배우가 아니었다. 조승우와 이보영, 그 누구에게도 연기 구멍은 없었다. 각각 2012 MBC 연기대상, 2013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조승우와 이보영은 기동찬, 김수현 그 자체였다.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 마지막회(16회)에서는 기동찬(조승우)이 한샛별(김유빈)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수현(이보영)은 딸을 다시 품에 안았지만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갔던 친구를 잃었다. 이 가운데 마지막까지 조승우, 이보영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조승우는 극중 전형적인 삼류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 기동찬으로 분했다. 전설같은 강력계 형사 출신으로 본능적으로 내재된 야생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반전의 인물이었고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족간의 오해 속에 힘든 나날을 보냈고, 과거로 타임워프 된 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면서 모든 오해를 풀어갔다. 그에게 진실은 괴로웠다. 진실로 점점 다가갈수록 그의 내면 연기가 더욱 돋보인 이유다. 괴롭고, 혼란스럽고, 슬픈 그의 감정이 조승우로 인해 더욱 극대화 됐다.
때문에 영화 및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약했던 조승우의 드라마 출연은 환영 받을 수밖에 없었다. 조승우를 안방 1열에서 보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런 만큼 조승우는 브라운관을 압도하는 디테일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한샛별(김유빈)이 죽기 14일 전으로 돌아간 뒤 날짜가 카운트 되는 동안 매회 조승우의 역할은 더 커졌다. 괴로움을 숨긴 채 내면의 아픔을 연기하던 조승우는 점차 내면이 폭발했고, 그의 연기 내공은 더욱 빛났다. 액션 연기도 서슴지 않았다. 맞고 구르고 흙 속에 파묻히기까지 했다.
이보영 역시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연기의 폭을 넓혔다. 한 아이의 엄마를 연기하며 모성애까지 통하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극 초반 딸이 유괴된 뒤 생방송을 통해 호소하는 연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단순히 오열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보영 특유의 이성적인 연기는 감성과 맞닿는 순간, 더욱 돋보였다.
이보영의 연기는 계산적이면서도 본능적이었다. 발음은 정확했고, 이 때문에 극의 흐름은 더욱 명확히 전달됐다. 계속해서 머리를 써야 하는 드라마였기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보영의 연기는 복잡한 극 전개와 조율을 이뤘다.
딸이 죽기 14일 전으로 타임워프 되고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김수현의 역할이 다소 미비해지고 민폐를 끼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엄마라면 당연한 행동. 딸의 죽음 앞에 이성적으로 행동할 이가 누가 있겠는가. 물론 그녀의 행동 하나 하나에 일은 꼬여만 갔지만 무턱대고 민폐 캐릭터로 가둘 수는 없었다.
'신의 선물-14일'은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로 호평 받았다. 주연 배우들 뿐만 아니라 조연부터 아역까지 모두가 작품에, 캐릭터에 녹아 들었다. 그 중심에 조승우, 이보영이 있었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펼치는 두 사람이지만 진정성은 통했다. 이들이 믿고 보는 배우인 이유, 대상을 수상한 배우인 이유가 있었다.
['신의 선물-14일'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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