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모든 것이 완벽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이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에이스의 품격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유먼은 23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홈런 하나 포함 5피안타 2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롯데는 팀 타선 폭발에 힘입어 10-2로 이겼고, 유먼은 가볍게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박정배(SK)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 선발투수로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4승을 기록하게 된 유먼이다.
이날 유먼은 최고 구속 145km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활용해 넥센 타선을 꽁꽁 묶었다. 직구는 구위는 물론 코너워크까지 완벽했다. 체인지업이 조화를 이루니 넥센 타자들이 손쓸 방법이 없었다.
1회부터 비교적 깔끔했다. 유먼은 1회말 선두타자 서건창을 유격수 땅볼, 이택근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윤석민에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박병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선두타자 강정호에 안타를 맞았으나 김민성과 유한준, 그리고 비니 로티노를 나란히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이후에도 깔끔한 투구가 이어졌다. 유먼은 3회부터 5회까지 9명의 타자를 모두 손쉽게 아웃 처리했다. 삼진도 하나를 곁들였다. 5회까지 투구수도 66개로 비교적 적절했다. 팀에 8-0으로 크게 앞서 손쉽게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유먼이다. 6회에도 허도환과 서건창을 땅볼, 이택근을 뜬공으로 삼자범퇴 처리하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이어갔다. 7회에는 2사 후 강정호에 2루타를 맞아 이날 첫 득점권 출루를 허용했으나 김민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7회까지 투구수는 96개. 조금은 더 던질 힘이 남아 있었다. 전날 계투진이 무리했던 탓에 조금은 여유있는 투수 운용이 필요했다.
그런데 아뿔싸.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이성열에 던진 2구째 137km 직구를 통타당해 우월 솔로포를 맞고 말았다. 무실점 행진이 아쉽게 마감된 순간이었다. 후속타자 로티노에도 안타를 맞자 정민태 롯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교체를 단행했다. 롯데 팬들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유먼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에이스에 대한 예우였다.
이후 롯데는 홍성민이 나머지 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고, 유먼은 시즌 4승과 입맞출 수 있었다. 롯데로선 별다른 불펜 소모 없이 편안하게 경기를 끝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유먼의 호투가 더욱 빛난 이유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유먼이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특히 볼 끝 움직임이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먼은 경기 후 "아직 시즌 초반이라 다승 순위에 대한 의미는 없다. 우리 팀에 도움이 된다면 그 자체로 만족한다"며 ""컨디션도 좋다. 오늘은 경기 초반 타선의 활발한 득점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체인지업을 적절히 구사한 게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없으면 나도 없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서 더 많은 승리에 기여하겠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이날 유먼은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3.38에서 2.74(23이닝 7자책)로 대폭 낮췄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제 기량을 맘껏 뽐내고 있다. 3년 연속 자신을 선택한 롯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런 게 바로 에이스의 품격이다.
[롯데 자이언츠 쉐인 유먼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목동 김성진 수습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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