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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음주운전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힙합듀오 리쌍 멤버 길의 MBC '무한도전' 하차를 제작진이 23일 공식 발표했다. 출연자 하차가 프로그램에 끼칠 영향이 막대하기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음에도 MBC는 사건이 알려진 23일 오후 길의 하차를 신속하게 발표했다. 길의 음주운전 사건을 제작진이 매우 중대한 문제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길의 음주운전 사건은 대중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비통함에 빠져있다. 각종 예능은 결방하고 가수들은 앨범 발매를 미루고 공연을 취소하는 등 연예계 전부가 세월호 참사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모두가 슬퍼하는 와중에 벌어진 음주운전 사건이다. 더욱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 참사에 어떤 연예인들은 현장으로 향해 자원봉사를 하거나 피해자 가족과 구조 활동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부를 했다. 국가적인 비극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고 한 연예인들의 모습과 너무나 상반된 사건이다. 심지어 영국에서 온 14살 된 소녀 코니 탤벗마저도 "슬픈 소식에 가족 모두가 눈물 흘렸다"며 내한 공연 수익금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길은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기는커녕 음주운전 사건을 일으켜 슬픔에 빠진 전 국민을 실망시켰다.
두 번째는 그를 아꼈던 '무한도전' 팬들의 믿음을 무너뜨렸다. 2009년 중도 투입됐을 때부터 일부 팬들의 반발을 샀던 길은 출연하는 동안 '무리수'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비호감 캐릭터로 등장해왔다. 그럼에도 지금껏 '무한도전'과 함께 올 수 있었던 건 그의 행동과 발언을 예능 속 캐릭터로 받아들이며 그를 지지한 팬들 덕분이었다.
길이 '슈퍼7' 콘서트 사태 때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하고도 잔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팬들 덕분이었다. 팬들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등 나머지 멤버들과 '무한도전'은 가족처럼 늘 함께 가야 한다며 하차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번 음주운전 사건에 길의 하차를 반대하는 의견이 적은 것을 보면, 길을 따르고 지지했던 '무한도전' 팬들의 실망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음주운전 사건이다. 혹자는 '음주운전 정도야 일반인들도 다 하는 것 아니냐', '연예인이라 더 비난 받는 것 아니냐'고도 한다. 음주운전은 운전을 한 사람뿐 아니라 아무 잘못 없는 타인에게도 커다란 피해를 줄 수 있는 심각한 범죄다. 길의 음주운전 사건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고, 또 실망스러운 까닭이다.
[힙합듀오 리쌍 멤버 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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