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이영욱이가 잘못한 걸 박해민이가 살려준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대주자 요원 박해민의 주루 센스를 칭찬했다. 박해민은 신일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2012년 삼성에 입단한 우타 외야수. 발이 빨라서 올 시즌 삼성의 대주자 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박해민이 24일 대구 LG전서 대단한 역할을 했다.
상황은 이랬다. 8-7 LG의 1점 리드. 9회말 삼성 공격 1사 1,3루 상황이었다. 타석엔 이흥련. 투수는 주자 견제를 가장 잘하는 LG 마무리 봉중근. 1루엔 이영욱, 3루엔 박해민이 있었다. 볼카운트 2B1S서 봉중근이 이영욱이 있는 1루에 견제구를 던졌다. 이영욱은 역동작에 걸렸다. 이영욱의 폼을 봉중근이 읽은 것이다.
이영욱이 아웃될 경우 경기 흐름은 순식간에 LG로 넘어가는 것이었다. 1승과 1패가 갈릴 수 있는 치명적인 주루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때 3루주자 박해민이 재치를 발휘했다. 이영욱이 2루와 1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린 사이 박해민이 홈으로 스타트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홈으로 달릴 의사가 없었다. 일부러 속도를 늦췄다. 그 사이 LG 내야진은 박해민을 견제했다. 3루로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박해민이 동점 주자였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LG 내야진의 관심을 자신으로 돌렸다. 그 사이 1루주자 이영욱은 1루로 돌아갔다가 공이 3루로 향하는 걸 보고 유유히 비어있는 2루베이스로 향했다. 박해민 역시 잽싸게 3루로 돌아갔다. 결국 2아웃 3루가 될 수 있는 상황이 1사 2,3루. 최상의 상황으로 변했다. 삼성으로선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25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박해민의 센스다. 이영욱이 죽으면 그대로 지는 것이었다. 박해민이 이영욱을 살려준 것”이라고 웃었다. 류중일 감독은 전혀 박해민에게 리드 폭을 길게 가져가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해민의 순간적인 주루 센스가 삼성을 구한 것이다. 꼭 도루가 아니더라도 빠른 발의 강점을 살린 좋은 장면이었다. 기록상 이영욱의 2루도루만 기록됐지만, 사실 박해민이 숨은 공로자였다. 결국 삼성은 9회 동점을 만들었고, 10회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로 시즌 첫 4연승을 거뒀다.
[박해민. 사진 = 삼성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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