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선발투수가 무려 11실점을 기록했다.
주인공은 넥센 문성현. 그는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서 선발등판했다. 결과는 5⅔이닝 12피안타(2홈런) 3볼넷 4탈삼진 11실점. 최근 타선이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넥센으로서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초반에 너무나도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추격할 수 있는 심리적인 동력이 떨어졌다.
문성현은 항상 제구가 문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좌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흐르는 서클체인지업을 장착했지만, 정작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니 구종 다변화도 효율성이 떨어졌다. 슬라이더, 커브 등도 마찬가지. 경기 초반 삼성 타선으로부터 정신없이 두들겨 맞았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못했다. 마치 삼성 타선이 문성현의 투구 버릇이라도 간파한 것처럼 보였다.
문성현은 1회 선두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았다. 박한이에겐 2구째 143km짜리 직구를 넣은 게 높게 형성되면서 비거리 120m짜리 중월 선제 투런포를 맞았다. 그야말로 경기 시작 차임벨이 울린 후 눈 깜짝할 사이 실점을 했다. 이건 시작이었다. 문성현은 채태인에게 좌전안타, 최형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박석민에겐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 위기. 이승엽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으나 이영욱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이어 이흥련의 유격수 땅볼로 아웃카운트와 1점을 바꿨다.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1회에만 타자 9명을 전원 상대했다.
문성현은 2회에도 혼이 났다. 선두타자 나바로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다. 좌익수 비니 로티노의 어설픈 수비도 한 몫 했다. 이어 박한이에게 1타점 우전적시타를 내줬고, 채태인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뒤 최형우에겐 몸에 맞는 볼로 또 다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문성현은 박석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승엽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계속된 2사 1,3루 위기에선 이흥련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문성현은 2회에도 타자 9명을 모두 상대했다. 1~2회 연속 타자 일순. 승부는 여기서 끝났다.
문성현은 3회에는 2사 이후 채태인에게 볼카운트 1B서 2구째 132km짜리 슬라이더를 던지다 비거리 125m짜리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후 안정감을 찾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문성현은 4회 박석민, 이승엽, 이영욱을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5회에도 이흥련, 김상수, 나바로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뒤늦게 제구 영점이 잡혔다.
문성현은 계속 마운드에 올랐다. 승패가 일찍 갈린 상황에서 넥센으로선 다른 투수를 소진할 이유가 없었다. 장기레이스서 승리 확률이 떨어지는 경기에 전력을 쏟을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문성현은 너무 흔들렸다. 6회엔 2사 이후 최형우와 박석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도 문성현을 빼고 강윤구를 넣었다. 강윤구가 이승엽에게 1타점 우전적시타를 맞아 문성현의 실점은 11점으로 늘어났다. 강윤구의 이날 투구수는 118개였다.
5⅔이닝 118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염경엽 감독은 질 때 잘 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지도자다. 문성현은 1~2회에만 무려 9점을 내줬다. 추격의 심리적인 마지노선을 끊는 매우 좋지 않은 피칭이었다. 때문에 괜히 승리 확률이 떨어지는 경기서 투수들을 소모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문성현에게 각성을 시켜줄 필요도 있었다. 더 많은 공을 던지게 하면서 스스로 느껴보라는 의미일 수 있다. 문성현은 최고 143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었다. 중요한 건 제구와 볼배합이다. 결과적으로 모두 좋지 않았다. 문성현은 아직 알 껍질을 벗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걸 느낀 등판이었을 것이다.
[문성현. 목동 김성진 수습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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