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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고정관념이란 누구에게나 두려움이다. 특히, 무언가 창작해 선보여야 하는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남성듀오 이천원(김효빈, 김일도)는 데뷔를 앞두고 이른바 '아이디어 노이로제'에 시달렸다.
'컴백을 앞두고 어땠나'라는 질문에 이천원은 "무서웠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오디션 무대가 아닌 프로무대로 나가는 압박감과 부담이 심했어요. 섬세해야 했고, 완벽해야 했으니까요. '다음에 잘 하면 되지'라는 그런 게 안 통하는 무대잖아요"라고 소감을 전한 이천원은 적지 않은 '데뷔 울렁증'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천원은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2'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그룹이다. 당시 독특한 가사와 상식을 깨는 기발한 퍼포먼스로 호평을 받았다. 랩을 맡은 김일도의 톡톡 튀는 가사와 김효빈의 개성 넘치는 보컬은 시너지를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이천원은 약 1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11일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신사동호랭이, 범이, 낭이, 북극곰, 귓방망이 등 유명 프로듀서가 총출동해 완성됐지만, 기존 이천원만의 색깔과 개성이 빠지고, 비교적 평범하다는 평이 많다.
이와 관련 김일도는 "오디션 당시엔 더 독특한 가사가 많았어요. 그 때는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았죠. 당시에는 저희가 일부러 무대를 꼬아 놓고 가사 자체도 굉장히 복잡하게 썼었어요. 하지만 정식 데뷔 앨범이 나왔을 때 너무 꼬아놔 버리면 마니아틱한 느낌이 나올까봐 걱정이 됐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어떤 분들에게는 덜 신선해졌다라는 평가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김효빈은 이어 "아직까지는 첫 앨범이기 때문에 잡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으로 다음 앨범을 더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 분들이 해 주시는 지적 같은 것도 귀담아 듣고 있고요"라고 덧붙였다.
독특함과 기발함으로 대변됐던 이천원이었지만, 정식 프로가수로서 데뷔를 하는 만큼 아이디어보다는 노래와 랩으로 인정받고 싶어 '정공법'을 택했다. 주무기였던 '아이디어'를 버린 것은 오히려 이천원에겐 모험이었고 도전이었다.
"도전적으로 해야 된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어요"라고 말한 김일도는 "아이디어 스트레스를 많이받았어요. 'K팝 당시에 아이디어에 대한 부담이 정말 심했거든요. 그땐 그래서 '우리 노래랑 랩만 딱 잘 해서 편하게 무대 하고 싶지 않냐'라는 말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도 그 때는 서바이벌이었기 때문에 억지로 아이디어를 짰던 것 같아요. 때로는 아이디어를 껴 맞춘 적도 있었죠. 아이디어라는 게 물 흐르듯이 흘러나와서 그 자체에 공감을 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아이디어에 대해서 노이로제가 걸렸던 것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실력만으로 하고 싶어요. 오디션 당시는 정말 도전이었던 거죠. 저희가 노래, 랩을 그냥 안정성 있게 해도 이천원인데 저렇게 하니까 심심하다고 생각하시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박효신처럼 노래를 하고 일도가 빈지노처럼 랩을 해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정체성을 더 확실히 하고 다져가는 단계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하는 김효빈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아무래도 이번 앨범은 감성을 자극하는 곡을 내세워서 그런지 저희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도 많지만 저희에겐 그야말로 도전이었어요. 갓 데뷔한 만큼 정말 시작인 것 같아요. 꿈이 실현됐다기 보단 준비 단계인 거죠. 좋다는 반응도 있는 반면 쓴 소리를 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저희가 그 부분을 확실히 끌어오지 못했다는 생각이 있어요. 거기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저희가 그 기대치에 부응을 해서 그 분들이 저희에게 매료되기 까지는 성공했다고 볼 수 없겠죠"
* 해당 인터뷰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남성듀오 이천원 김일도(왼쪽), 김효빈. 사진 = 김성진 수습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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