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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보다는 후배들이 좀 더 좋지 않을까요?”
여자농구대표팀 신정자(KDB생명)가 툭 던진 한마디. 짧지만 매우 강렬했다. 앰버 해리스의 귀화에 6개구단이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여자프로농구에서의 활용방법을 놓고 삼성생명과 나머지 5개구단의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기본적으로 해리스의 귀화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
해리스는 현재 한국 귀화 절차를 조심스럽게 밟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생명이 극비로 추진한 프로젝트. WKBL 관계자도 “우리가 도울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호근 감독도 “이미 해리스 본인이 귀화에 동의했다”라고 했다. 대표팀 위성우 감독도 “해리스가 귀화만 하면 무조건 대표팀에 뽑겠다”라고 했다.
▲ 해리스 귀화효과
중국과 일본이 아시안게임에 2진을 파견한다는 말이 나돈다.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치러지는 인천 아시안게임은 한국으로선 절대 금메달을 놓칠 수 없다. 안방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만에 금메달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9월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터키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사실 대회의 급만 놓고 보면 세계선수권대회가 좀 더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으로선 세계선수권대회에 1진을 파견하는 게 국제경쟁력 발전 도모 차원에선 현명한 선택이다. 물론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욕심난다면 인천에 1진을 파견할 수도 있다. 참고로 한국은 김영주 감독이 대표팀 2진을 꾸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물론 일본과 중국이 아시안게임에 2진을 파견할 경우 대표팀은 굳이 해리스를 뽑지 않고도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정상일 코치는 “대만이 만만치 않다”라고 경계했다. 대만은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한다. 아시안게임에 베스트 전력을 꾸릴 게 확실시된다. 대만 여자농구는 예전보다는 확실히 성장했다. 한국이 쉽게 이길 상대가 아니다. 위성우 감독은 “중국과 일본도 베스트 전력으로 나온다고 생각하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해리스의 가세가 대표팀엔 확실히 도움이 된다. 해리스가 가세하면 일본과 중국이 1진으로 나온다고 해도 금메달 전선이 밝아진다. 해리스는 일본 주전센터 도카시키 라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일본 중국 대만 등이 어떻게 나오든 해리스가 대표팀에 가세할 경우 대표팀 골밑과 실질적인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건 두말할 필요 없는 사실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해리스의 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해리스의 기량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무릎 부상이란 변수가 있지만, 1대1 능력은 국제무대서 통할 수 있는 수준이다.
▲ AG는 끝 아닌 시작
신정자는 “이번 대표팀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합류했다”라고 했다. 35세의 베테랑 센터 신정자. 한국은 그동안 신정자에게 너무 많이 의존했다. 세대교체를 마친 일본은 아시아 여자농구 최강자로 거듭났다. 중국 역시 세대교체를 마치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여전히 베테랑 의존도가 높다. 김단비 김정은 박혜진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이 치고 올라왔지만, 승부처에서는 이미선 신정자 변연하 임영희 등 고참들의 비중이 높다. 여자대표팀은 과거 한 차례 세대교체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매우 더딘 속도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팀 세대교체는 이상이 아닌 현실이다. 당장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내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16년 리우올림픽에는 박혜진 김단비 김정은 등이 주축으로 나서야 한다. 리우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에 신정자와 변연하의 나이는 37세다. 그런 점에서 해리스의 대표팀 가세는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리스가 세대교체 과도기 속에서 대표팀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줄 수 있다.
해리스의 나이는 만 26세다. 귀화를 무사히 마치면 앞으로 대표팀서 약 10년간 활약할 수 있다. 소속팀 삼성생명이 재활 시스템이 잘 갖춰진 용인 STC서 생활하는 것도 플러스 요소. 삼성생명은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해리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결국 삼성생명에서의 활용방법이 관건이다. 국내리그서의 활용폭이 지나치게 제한된다면, 해리스의 기량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건 대표팀에도 좋은 일은 아니다.
[해리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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