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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결국 스스로 무리한 전개를 인정한 꼴이 됐다.
28일 방송된 '기황후' 50회에선 기승냥(하지원)의 황후 책봉식이 그려졌다. 해당 장면은 '기황후' 첫 회 오프닝에도 등장한 동일한 장면. '기황후'는 첫 회에서 기승냥의 황후 책봉식을 보여준 후 시점을 과거로 돌려 기승냥의 일생을 지난 6개월 동안 그려왔다.
하지만 첫 회 오프닝 때 나온 장면과 50회에서 나온 장면은 동일한 상황이었음에도, 상당 부분 편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타환(지창욱)과 왕유(주진모)의 대화 장면이 삭제됐다. 첫 회에선 타환이 왕유에게 "귀비가 아니었으면 그대는 이미 죽었다. 너의 하찮은 목숨을 귀비가 살려준 것이야"라고 말한다. 또 "아직도 승냥이를 사랑하느냐"며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내 전부니라"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 장면은 50회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50회에선 타환이 고려로 향하던 왕유를 쫓아가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첫 회 때 대사가 등장할 경우 타환의 행동과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왕고(이재용)는 등장조차 하지 않았다. 첫 회에선 기승냥의 황후 책봉을 축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왕고가 "승냥아, 네가 정녕 승냥이더냐"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극 중반부 이후 어느 틈엔가 자취를 감춘 왕고는 50회 황후 책봉식 장면에서 역시 사라졌다.
또 당초 첫 회 황후 책봉식에는 있던 조참(김형범)도 50회에선 사라졌는데, 최근 전개상 조참은 염병수(정웅인)와 함께 쫓기는 몸이라 첫 회 장면자체가 최근 전개와 맞물리지 않았던 것이다.
기승냥의 황후 책봉식은 지난해 중국에서 촬영된 장면이다. 극의 절정을 표현하기 위해 웅장하고 화려하게 그려졌는데, 첫 회 오프닝에 사용된 것에서 알 수 있듯 해당 장면이 지닌 중요성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이처럼 50회에 와서 장면을 대폭 들어낸 건 결국 무리한 전개를 이어왔던 탓으로 보인다.
'기황후'는 중반부 이후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세밀하게 표현되지 못하고 있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특히 골타(조재윤)가 사실 악역이었다는 무리한 반전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기도 했다.
한편, '기황후'는 29일 51회로 종영한다. 제작진이 어떤 엔딩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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