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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집단 마무리는 아닙니다. (김)승회가 나갑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어 고민을 거듭하던 롯데 자이언츠 김시진 감독이 김승회 마무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계투진 가운데 공이 가장 좋다. 좋으면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며 힘을 실어줬다. 김성배, 정대현에 이은 2번째 마무리투수 교체다. 김승회가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롯데 계투진은 또 한 번 미궁에 빠질 수밖에 없다. 김승회 마무리 카드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김승회는 지난 27일 SK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 역할을 했다. 팀이 3-1로 2점 앞선 9회초 2사 1루서 마운드에 올라 나주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세이브를 따냈다. 시즌 첫 구원 성공. 스윙맨 역할을 기대했던 김승회의 마무리론이 고개를 든 시점이다. 그리고 29일 한화전을 앞두고 김 감독이 "집단 마무리 체제는 없다. 어떻게 매 경기 돌려 막냐"며 "김승회가 마무리로 나선다. 구위가 가장 좋다"고 못박았다.
김승회는 140km 후반대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직구 구위가 뒷받침되면 변화구의 위력은 배가된다. 특히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은 직구를 뒷받침하는 훌륭한 양념이다. 그는 입단 첫해인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올린 2세이브 모두 지난 시즌에 따냈다. 그런데 전문 마무리로 나선 경험은 없다.
지난해의 경우를 보자. 김승회는 7월까지 37경기에서 4승 5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하며 스윙맨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하지만 8월 이후 16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2.75(12이닝 17자책)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잦은 등판으로 인한 구위 저하가 문제였다. 퓨처스리그에서 구위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불펜의 핵으로 활약 중인 김승회다. 12경기에서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03, 피안타율 2할 6푼 1리, WHIP 1.13을 기록했다. WHIP는 크리스 옥스프링(1.02)에 이어 팀 내 2위. 또한 13⅓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면서 볼넷은 3개만 허용했다.
초반 등판 패턴도 지난해와 다르다. 김승회는 지난해 4월까지 8경기에서 16⅔이닝을 소화했다. 팀 사정상 긴 이닝을 던져야 했다. 선발로도 2차례 등판했고, 7월까지는 2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12경기에 달했다.
그런데 올 시즌 12경기에서는 13⅓이닝을 던졌다. 10일 LG전부터는 단 한 번도 1이닝을 넘기지 않았다. 연투도 2차례뿐이다. 그만큼 관리를 받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줄어든 만큼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다. 특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피안타율 1할 5푼 4리(26타수 4안타)로 안정감을 보였다.
얼마나 관리를 잘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구위를 유지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실패를 교훈삼을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이 밝힌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성배와 이명우, 정대현이 최대한 막아주고 김승회가 경기를 끝내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김성배가 31세이브를 따내며 팀의 수호신 역할을 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지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고도 계투진이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김승회가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 잡는다면 그만큼 웃을 날도 많아질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승회.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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