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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가 29일 51회로 막을 내렸다. 타환(지창욱)이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두고 기승냥(하지원)이 눈물 흘리는 것을 끝으로 6개월간 이어온 이야기가 모두 마쳤다.
'기황후'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 29.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오르는 등 큰 인기였다. 비록 30%를 넘는 데는 실패했으나 최근에 가장 화제였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자체 최고 시청률 28.1%보다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호평 받은 작품은 아니었다. 역사 속 실존인물인 기황후를 미화한다며 방영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부딪혔다. 원나라에 공녀로 보내졌다가 황후 자리에 오른 기황후의 부정적인 평가를 배제하고 자주적인 여인으로 표현했다는 게 문제였다. 또 역사 속 희대의 폭군으로 기록된 충혜왕을 강인하고 배려심 깊은 왕으로 그린 것 역시 논란의 대상이었다.
거센 논란에 제작진은 급하게 충혜의 이름을 왕유로 바꾸고, 방송 오프닝에서 '이 드라마는 고려 말,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가 된 기황후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했으며 일부 가상의 인물과 허구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실제 역사와 다름을 밝혀드립니다'란 자막을 넣었으나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이 자막은 특별한 언급 없이 19회부터는 사라졌다. 마지막회에서 기황후가 고려를 공격하도록 지시하는 장면을 넣었으나 짧은 묘사만으로 방영 내내 휩싸였던 '역사 왜곡' 논란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극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개연성 적은 전개가 반복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핵심 갈등 인물이었던 연철(전국환), 타나실리(백진희)가 하차한 후 새로 등장한 바얀 후투그(임주은)가 타나실리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고, 백안(김영호)과의 대립 역시 연철 때만큼의 긴장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세밀하게 표현되지 못한 것은 물론 전투신을 비롯한 여러 장면들이 다소 어설프게 그려져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기승냥이 도망치던 중 홀로 아기를 낳고, 절벽에서 떨어진 아기가 멀쩡했던 순간이나 타환의 충신이던 골타(조재윤)의 정체가 매박수령으로 사실 악역이었단 설정은 무리한 전개란 지적을 받았다. 첫 회 오프닝에 나온 후 50회에 재등장한 황후 책봉식 장면이 대폭 편집된 채 방송된 것도 무리한 전개를 입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이유들 때문에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높은 인기 속에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등의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이 뛰어났던 드라마로 평가 받지는 못한 '기황후'였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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