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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이태양이 이전과는 다른 공격적인 투구로 위력을 뽐냈다. 이날 호투가 터닝포인트가 될지 궁금하다.
이태양은 30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 4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3번째 투수로 등판, 3⅔이닝을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투구수는 51개. 특히 5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롯데 강민호를 과감한 직구 승부로 삼진 처리한 장면이 백미였다.
이태양은 지난 2년간 32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46의 성적만을 남겼다. 지난해 8월 29일 부산 롯데전에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1실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올해도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10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직구와 포크볼을 앞세운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73(13⅓이닝 7자책)으로 끌어내렸다.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게 아니었다. 팀이 1-4로 뒤진 5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첫 상대 황재균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강민호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후속타자 문규현에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한 점뿐. 피하지 않는 과감한 직구 승부를 펼치다 맞은 건 어쩔 수 없었다.
이후에는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6회부터 8회까지 3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전광판 기준으로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나왔다. 확실히 힘이 느껴졌다. 체인지업과 포크볼도 적재적소에 곁들였다. 팀은 4-6으로 패했지만 이태양의 호투가 없었다면 일찌감치 흐름이 넘어갈 뻔했다.
이태양은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지난 12일 넥센전서 4⅓이닝 6피안타(1홈런) 5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4회초 넥센 유한준에 스리런 홈런을 맞아 흔들렸고, 결국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김응용 한화 감독은 "이태양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위안 삼았다.
이태양은 올 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55번에서 22번으로 바꿨다. 기존 55번을 180도 뒤집은 숫자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 2년간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니 이를 뒤집겠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리고 "꾸준히 내 것을 해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태양은 지난 25일부터 11일간 휴식일이 2차례나 겹치는 한화의 일정상 5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일이 없어 구원 등판에만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선발 한 자리가 빈다면 호출 대상 1순위다. 이전 4경기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롯데 강타선을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날 호투가 터닝포인트가 된다면 팀과 이태양 모두에게 더없이 좋은 일이다. 이태양이 자신의 이름처럼 떠오를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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