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선발이 아무래도 편하다. 그래도 불펜에서 던지고 싶다.”
두산 홍상삼은 지난달 30일 잠실 넥센전서 4⅓이닝 5피안타 5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대전 한화전 5이닝 2실점에 이어 두번째 선발등판이었는데, 송일수 감독은 나름대로 감을 잡은 느낌. 송 감독은 1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일단 홍상삼은 선발로 활용한다”라고 했다. 확실한 5선발이라고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홍상삼 외엔 현재 두산 5선발은 대안이 없다.
송 감독은 “1회 약간 불안했지만, 이후엔 좋았다. 컨트롤이 불안했지만 구위는 좋았다”라고 했다. 홍상삼은 리그에서 컨트롤이 가장 불안한 투수 중 1명으로 꼽힌다. 염경엽 감독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을 확률이 떨어지는 투수”라고 인정했다. 염 감독은 “홍상삼이 조기에 강판됐지만, 결국 우리 타자들이 말려들었다”라고 했다.
홍상삼을 경기 전 잠깐 만났다. 그는 “공은 예전과 비슷했다. 넥센 타자들이 잘 속아준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타자들이 스윙을 해주니까 고마웠다. 팀이 위기에서 나를 바꾼 걸 이해한다. 팀을 위해선 그럴 수 있었다”라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사실 선발로 첫 승을 하고 싶다. 점수를 주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는 선발이 불펜투수보다 편하다”라고 했다.
홍상삼은 “러닝하는 것 외엔 선발이 힘든 게 없다”라고 웃었다. 그러나 “불펜은 한 번 불을 지르면 불을 끌 시간이 없다. 짜릿한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정작 홍상삼은 선발이 편하다면서도 불펜 투수로 뛰고 싶어했다. 홍상삼은 “중간에서 던지고 싶다. 희열도 있다. 요즘 슬라이더가 잘 들어간다. 자신 있다”라고 했다.
송 감독도 비슷한 요지의 말을 했다. 홍상삼의 불안한 컨트롤을 의식한 듯 “포수는 가운데에 앉아있으면 된다. 그래야 컨트롤이 불안한 투수가 편해진다”라고 했다. 이어 “컨트롤이 불안해서 포수가 가운데에 앉아서 미트를 벌리고 있어도 자동적으로 양 사이드로 코너워크가 될 것”이라며 기자들을 웃겼다. 물론 농담이 섞여 있었다.
송 감독은 “홍상삼 같은 유형의 투수는 타자 입장에선 직구를 노리게 돼 있다.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되 언제 변화구를 섞을 것인지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진지하게 조언했다. 이어 “어젠 나름대로 좋은 피칭을 했다”라며 홍상삼의 기를 살려주는 걸 잊지 않았다. 불펜투수를 하고 싶은 홍상삼의 보직은 일단 당분간 선발이다.
[홍상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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